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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정지 과천시장, 주민소환투표 앞두고 "힘 실어달라"

중앙일보 2021.06.09 16:32
김종천 과천시장이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공터에서 주민소환투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천 과천시장이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공터에서 주민소환투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오는 30일 주민소환투표를 앞둔 김종천 경기 과천시장이 시민들에게 "저를 믿고 힘을 실어달라"고 9일 밝혔다. 김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자족도시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할 시기에 소환투표를 앞두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날 주민소환투표 발의로 김 시장의 직무가 정지된 탓에 시청이 아닌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에서 열렸다.
 

김 시장 "주택 정책에 대한 경고이자 분노의 표현" 

김 시장은 "지난해 8월 4일 정부가 과천시와 협의 없이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일대에 4000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청사 일대를 지켜내야 한다'는 시민의 뜻을 받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했다"며 "이러한 뜻이 쌓이고 쌓여 지난 4일 정부와 여당도 주택공급계획을 철회했다"고 했다. 그는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절차는 시민들의 청사 주택공급 정책에 대한 준엄한 경고이자 분노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청사 일대 주택공급 계획을 철회했지만, 청사 유휴지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는 미정인 상태"라며 "청사 유휴지가 시민이 만족할 만한 방향으로 개발되도록 활용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김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8·4 주택공급 정책'이 빌미가 됐다. 정부가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일대에 주택 4000호를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과천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과천시도 즉각 반대 의사를 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여당 출신인 김 시장이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주민소환 운동을 벌였다.
 

"정부 계획 철회. 왜 투표 하느냐" 지적도

지난 4일 정부와 여당이 이 계획을 철회했지만, 시장주민소환추진위원회는 주민소환을 계속 진행했다. 김 시장은 "정부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 표시로 시민이 저를 소환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부 계획을 단체장이 책임지도록 하는 등 어떤 사유로도 단체장을 소환할 수 있게 규정한 주민소환투표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과천시민들은 지난 1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소극적 대처한다"며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절차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과천시민들은 지난 1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소극적 대처한다"며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절차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과천 지역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시장이 주민소환 대상이 된 것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11년 11월에도 보금자리지구 지정 수용 등으로 인해 여인국 시장에 대해 주민소환투표가 진행됐었다. 당시는 개표기준(33.3%)에 못 미친 투표율 17.8%로 소환이 무산된 바 있다.

 
과천지역 내에서도 이번 주민소환투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시장주민소환추진위원회는 "과천시에 대한 어떤 주택공급 계획도 수용하기 어렵다"며 주민소환 운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주택공급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정부가 관련 계획을 철회해서 주민소환투표를 계속할 이유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투표를 하더라도 개표까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민소환투표는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참여해 과반이 찬성하면 과천시장은 시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투표율이 3분의 1 미만이면 개표 없이 부결된다. 한 관계자는 "도심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주민소환투표에 찬성하지만, 이외 지역 주민들은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2007년 주민소환제가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10명의 기초·광역 단체장과 시의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실시됐다. 실제 개표로 이어진 것은 2007년 12월 화장장 건립 문제로 추진된 하남시 주민소환투표 사례가 유일하다. 당시 유신목·임문택 전 하남시 의원 2명이 직을 상실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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