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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작곡 다 돼" 中 최초 ‘가상 학생’ 칭화대 입학

중앙일보 2021.06.09 15:24

“탕 선생님, 그리고 선생님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화즈빙입니다. 탕 선생님의 학생이 되어 기쁩니다. 처음엔 탕 선생님께서 좀 망설이셨습니다. 저를 육성하는 비용이 꽤 비쌌거든요.”

 
6월 1일, 중국 칭화대(清华大学) 컴퓨터학과(计算机系) 지식공학실험실(知识工程实验室)에 특별한 학생이 새로 합류했다. 이름은 화즈빙(华智冰), 중국에서 탄생한 최초의 '가상' 학생이다. 칭화대는 화즈빙에게 이미 학생증과 메일 계정도 발급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칭화대학교 실험실 합류한 가상 대학생 '화즈빙'
소개 영상 속 내레이션, 배경 음악까지 AI 기술로 완성

화즈빙 [사진 36kr] ?

화즈빙 [사진 36kr] ?

 
하나로 올려 묶은 머리, 백팩에 운동화. 영락없는 대학생 모습의 화즈빙이 칭화대 캠퍼스를 누빈다.
 
2021년 베이징 즈위안(智源) 컨퍼런스 현장에 띄워진 화즈빙의 영상이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영상에 등장한 화즈빙의 얼굴을 비롯해 음성 내레이션, 배경 음악까지 모두 화즈빙 본인, 다시 말해 인공지능 기술로 완성했다는 점이다.
 
*즈위안(智源): 베이징시 과학기술위원회와 하이뎬(海淀)구 정부가 설립한 연구개발기구.
[사진 sina.com]

[사진 sina.com]

 
화즈빙은 베이징 즈위안 인공지능연구원(智源人工智能研究院), 즈푸AI(智谱AI)와 사오빙(小冰)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즈위안 연구원 학술 부원장이자 칭화대 탕제(唐杰) 교수가 화즈빙의 지도교수다. 이제 화즈빙은 칭화대 실험실에서 학생과 연구원으로서 삶을 살게 된다.
 
화즈빙은 시, 그림, 음악적 재능까지 모두 갖춘 팔방미인형 인재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화즈빙에는 지능형 모델 ‘우다오 2.0(悟道2.0)’이 사용됐다. 화즈빙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추리를 하거나 감정을 교환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우다오2.0’ 모델 덕분이다. 단순히 '기억 장치 모형'에 기반해 시를 쓰는 로봇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탕제 교수는 “중국 최대 규모의 사전 학습(pre-training) 모델”이라고 우다오2.0을 설명한다.
탕제 교수 [사진 36kr]

탕제 교수 [사진 36kr]

 
“1조 7500억 개의 매개 변수를 포함하고 있으며, 수만개의 CPU에서 사전 학습이 가능합니다. 중국어, 영어, 이미지 데이터 등을 학습하며, 그 효과도 좋은 편입니다. 중국어로 대답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어 질문에 영어로 답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 매체 36kr에 따르면, 탕즈빙(우다오2.0)의 목표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소통하는 인공지능이다. 인간과 인공지능 간 친밀한 접점을 찾아 서로 교류하고 협업하는 미래를 꿈꾼다. 그렇게 된다면 인공지능이 보다 다양한 곳에 통용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물론 이 같은 ‘고품격’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려면 학습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하고, 수 년의 세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2021 베이징 즈위안 컨퍼런스 현장 [사진 36kr]

2021 베이징 즈위안 컨퍼런스 현장 [사진 36kr]

 
가상의 인물인 화즈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화즈빙이 학습 중 감정을 느끼게 되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 탕제 교수는 “인공지능의 미래는 '주체화'이고 자아를 갖는 것이지만, 최소한 50년 이후의 얘기”라며, “현시점에서 인공지능은 알고리즘에서 주체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초 가상 대학생' 화즈빙의 가까운 목표는 졸업식 축하곡을 만드는 것이다. 곧 중국의 졸업 시즌이 다가온다. 올해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화즈빙은 직접 작곡한 곡을 졸업하는 칭화대 선배들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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