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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버리겠다” 신고에 경찰 출동…오히려 구속된 50대 여성

중앙일보 2021.06.09 06:09
8일 강원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 등에 따르면 최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외할머니 A씨(54)를 구속하고, 친모 B씨(27)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진은 경찰이 발견할 당시 C양(5)의 모습. 사진 YTN

8일 강원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 등에 따르면 최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외할머니 A씨(54)를 구속하고, 친모 B씨(27)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진은 경찰이 발견할 당시 C양(5)의 모습. 사진 YTN

술에 취한 5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며 소동을 벌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오히려 그를 아동 학대 혐의로 구속했다. 함께 살던 이 여성의 딸도 검찰에 넘겨졌다.
 
8일 강원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 등에 따르면 최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씨(54)를 구속하고, B씨(27)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 3월 말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며 소동을 벌이면서 덜미가 잡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A씨를 말리는 과정에서 방 안에 있던 심각하게 마른 상태의 C양(5)을 발견하면서다.  
 
C양의 머리카락은 아무렇게나 잘려 있었고, 온몸엔 긁힌 자국과 멍 자국이 선명했다. 5살 C양의 몸무게는 10㎏, 2살 아이 평균밖에 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YTN에 “뼈가 드러나 누가 보더라도 영양 상태가 부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아이가 말라 있었다”고 전했다.  
 
친모 B씨는 1년여 전 남편과 이혼한 후 A씨와 함께 C양을 양육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마귀가 들어왔으니 같이 죽자며 아이 몸에 흉기를 대거나 신경안정제를 먹이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에 다니는 B씨는 아이를 재우지 않거나 저녁 한 끼만 먹인 적도 많았다고 한다. 어린이집도 보내지 않았고, 병원이나 약국에 데려간 기록도 없었다.  
 
두 사람은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소변을 못 가리고 집 안을 자주 어질러 훈육 차원에서 한 일이었다”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곧장 C양을 두 사람으로부터 분리했으며 현재 아동보호시설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을 많이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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