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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같은 재판부 "아들 인턴은 허위"…"부부 재판에 불리"

중앙일보 2021.06.09 05:00
서울중앙지법은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최 대표가 법정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서울중앙지법은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최 대표가 법정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11일 재개되는 조국(56)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아들 입시 비리’ 재판에 앞서 관련 혐의에 대한 판단이 미리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가 최강욱(53) 열린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선고 공판에서 “최강욱이 써준 인턴 확인서는 허위”라고 판단하면서다. 최 대표가 써준 법무법인 인턴 확인서가 허위라는 법원의 판단은 지난 1월 업무방해 혐의 유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엔 조국 부부의 아들 입시비리 사건과 같은 재판부가 내린 결론이어서 조국 부부의 재판의 예고편 격이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총선 전 팟캐스트 방송에서 “조국 아들이 실제 인턴을 했고, 이를 확인하고 인턴 확인서를 써줬다”고 발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김상연·장용범·마성영 부장판사)는 최 대표의 발언이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를 인정해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최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부는 조 전 장관 부부 사건 재판부와 구성원이 같다.
 

최강욱·조국 재판부 같아…檢 부부 재판의 증거로 제출

11일 재개되는 조 전 장관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마성영·김상연·장용범 부장판사)가 맡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21-1·2·3)는 대등재판부로 3명의 부장판사가 번갈아 재판장과 주심을 맡고, 합의를 거쳐 판결을 선고한다. 조 전 장관 재판부의 주심이 최 대표 재판부의 재판장인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8일 최 대표의 재판에서 “조국 아들의 인턴 활동은 허위”라고 판단한 것이 조 전 장관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형사 사건 전문 최주필 변호사(법무법인 메리트)는 “민·형사 판결문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는 관련 재판에서 유력한 증거로 쓰인다”라고 말했다. 두 재판은 피고인도 다르고 기소된 죄명도 달라 적용하는 법리에 차이가 있고,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인정된 사실관계를 뒤집을만한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인턴 확인서가 허위’라는 점은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검찰은 최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판결을 조 전 장관 부부 사건에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다.
 

최강욱 ‘인턴 확인서 허위 발급’, 조국 부부엔 업무방해 혐의 

선거법 재판에서 문제된 최강욱 대표가 발급한 확인서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씨가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 매주 2회, 총 16시간 최 대표의 법무법인 사무실에 나와 인턴활동을 한 것을 증명하는 내용이다.
 
아들 조씨는 2018학년도 고려대학교 대학원 입학시험과 2018학년도 연세대 대학원 입학시험에 이 경력을 기재하고 첨부 자료로 인턴 확인서를 냈다. 조씨는 두 대학원에 모두 합격했고, 연세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가 아들과 함께 대학원 입학담당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부부를 재판에 넘겼다.
 

최강욱 명의 확인서 또 있어…부부엔 사문서위조·공집방 혐의

조 전 장관 부부 재판에 등장하는 최 대표 명의의 인턴 확인서는 1장 더 있다. 조씨의 인턴 근무 기간이 2018년 2월까지로 늘어난 인턴 확인서다. 이 확인서에 따르면 아들 조씨는 2017년 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주당 8시간씩 46주간 총 368시간을 최 대표 법무법인에서 문서정리와 영문번역을 맡아 인턴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이 역시 최 대표 명의의 확인서다.

 
이 두 번째 확인서는 최 대표의 업무방해 혐의 1심 재판에서 언급된 적 있다. 검사는 이 두 번째 인턴 확인서에 대한 최 대표 측 입장을 물었다. 그러자 당시 최 대표 측은 “2018년도 인턴확인서는 최 대표가 발급한 것이 아니어서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다”며 답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 부부에게는 다소 불리한 진술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가 두 번째 인턴확인서를 위조했다고 보고 있다. 조 전 장관 부부가 최 대표에게 2017년도 인턴 확인서를 받은 뒤 이를 스캔했고, 최 대표의 인장 부분을 캡처 프로그램으로 오려 새로 만든 인턴 확인서에 붙이는 방법으로 ‘2018년 인턴 확인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조 전 장관 부부에게 사문서위조 혐의와 더불어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이 확인서를 제출했다는 위계공무집행방해·위조사문서행사죄를 물어 기소했다. 두 번째 인턴 확인서 위조의 진위는 조 전 장관 재판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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