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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1조 적자 해결" 요구에 교통공사, 1539명 감축 칼 뺐다

중앙일보 2021.06.08 21:48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서울교통공사가 전체 인력의 10%에 달하는 1539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공사에 적자 해결 ‘자구책’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노조는 오 시장의 압박을 받은 사측이 구조조정을 강행한다고 보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체 10% 인력 감축 제시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8일 서울교통공사는 본사 4층 대회의실에서 노사 측과 올해 임단협 교섭을 가졌다. 하지만 노조 측 반발로 회의는 20여분 만에 종결됐다.
 
공사 측이 제시한 조정안은 1539명 인력감축과 임금 동결이 골자다. 공사는 야간 집중근무 등 근무형태를 개선해 587명을, 업무 통폐합을 통해 521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내식당과 냉방 관리 등 비핵심 업무는 외부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431명을 줄일 계획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된 심야 연장운행을 그대로 폐지하면 432명의 인력을 추가로 줄일 수 있다고 봤다. 20년 이상 근속자 대상으로 명예퇴직도 유도할 방침이다.
 
올해 임금은 동결을 제시했다. 공사는 올해 실질 인상분으로 약 105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별도 정원의 인건비 해결을 위해 임금피크제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성과연봉제 대상자를 확대해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로 나아가기로 했다.
 
직원들의 복지도 줄일 방침이다. 통신비 지원을 폐지하고 특별 유급휴가 제도는 폐지하거나 개선하기로 했다. 올해 연수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휴직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축소하는 내용도 담겼다.
 

"적자 해결 더 세게" 퇴짜 놓은 오세훈

공사가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지난해 1조1137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정 위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1조6000억원 안팎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공사는 지난 1월부터 서울시와 ‘재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자구안을 모색해 왔다.

 
이날 교섭에서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심각한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시와 정부, 공사가 머리를 맞대고 합의를 도출할 수밖에 없다”며 “힘들지만 공사로선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을 양해하길 바란다”고 노조 측에 전했다.
 
하지만 노조는 “재정난의 근본 원인을 외면하고 노동자에게 책임을 씌우고 있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노조 측은 “노동자를 옥죄고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조정-자구책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이번 구조조정안이 사실상 오세훈 서울시장이 요구한 ‘자구책’을 사측이 마련한 거나 다름없다고 본다.
 

직원들 "노동자에 책임 전가" 반발 

최근 오 시장은 ‘지하철 요금 동결’을 선언하며 공사에 자구책을 주문했다. 코로나로 민생이 파탄난 상황에서 시민들의 요금 부담을 늘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공사 측은 1000명 인원 감축안을 포함한 혁신 방안을 오 시장에 보고했으나 오 시장은 “미흡하다”며 더 강력한 개혁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 한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영난의 주 원인인 노인 무임승차나 환승 비용 등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도 지원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가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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