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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믿었던 김오수마저?

중앙일보 2021.06.08 21:27
 
 

대검 입장문 발표..박범계 장관의 직제개편안 조목조목 반박
검수완박 결정판 될 개편안..친정권 총장도 반발않을수 없는듯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검찰 인사 협의를 하고 있다. 이자리에서도 김오수는 직제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검찰 인사 협의를 하고 있다. 이자리에서도 김오수는 직제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1.김오수 검찰총장이 박범계 법무장관의 ‘검찰직제개편안’에 반대입장을 밝혔습니다. 대검찰청은 8일 ‘조직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공개했습니다. 전날 대검 부장회의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박범계에 대한 정면반박입니다. 친정부 인사로 어렵사리 임명된 김오수 총장의 공식입장 표명으론 의외입니다.
 
2.문제의 ‘직제개편안’은 한마디로 ‘검사들은 앞으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승인 받아야 수사할 수 있다’입니다.  
수사권조정으로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대상은 이미 6대 범죄(부패 공직 경제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로 제한됐습니다. 그런데 ‘직제개편안’은 6대 범죄마저 수사하려면 ‘승인 먼저 받아라’는 겁니다. 
 
3.대검 입장문은 이에 대한 검찰의 반발입니다. 골자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법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원래 검사는 수사권을 지닌 공직자입니다.형사소송법 197조‘(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검사는‘범죄혐의를 알게되면’수사에 착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전에 승인 받고 수사하라’는 것은 수사권에 대한 부정과 제약입니다.  
 
4.둘째, 그 결과로 범죄에 대응하는 국가역량이 약화된다는 지적입니다. 수사권이 제약됨에 따라 범죄행위에 대한 신속한 수사에 착수할 수 없게 되고, 범죄피해와 인권침해가 늘어나게 된다는 우려입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취임초기부터 ‘민생를 위해 형사부를 전문화한다’며 여러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이런 흐름과 맞지 않습니다.
 
5.셋째, 가장 민감한 대목은 법무장관의 직접 수사지휘입니다.  
검찰청법 8조는‘법무장관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 지휘 감독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정치인 장관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성을 지키려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직제개편안에 따르면 지청들은 ‘총장의 요청에 따라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수사를 할 수 있습니다. 현행법에 맞지않을뿐 아니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개혁취지와도 맞지 않습니다.  
 
6.좀 의아하긴 합니다. 김오수 총장이 취임하자마자 이런 반기를 들다니..
더욱이 김오수와 같이 논의한 대검 부장들 역시 추미애 장관시절 친정권 성향으로 라인업이 되었습니다. 이들이 모여 ‘반발’에 뜻을 같이 했다니..‘오죽했으면’이란 생각이 듭니다.  
 
7.직제개편안은 검찰에 치명적입니다.  
원래 문재인 정권에서 의도한 ‘수사권조정’은 ‘검찰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검수완박)이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의 반발로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지 못하고..‘6대 범죄의 경우 검찰 수사권 인정’에 합의했습니다.  
그바람에 사실상 주요사건은 여전히 검찰이 맡고 있습니다. 월성원전 수사(대전지검 형사부), 김학의 사건(수원지검 형사부) 등.
 
8.직제개편은 이런 형사 사건까지 모두 검찰에게서 뺏어가게 됩니다.  
직제개편이 되면 현 수사팀을 모두 해체할 수 있습니다. 이후 수사를 승인해주지 않으면..검찰은 ‘완전히 수사권을 박탈당하는’처지가 됩니다. 이 경우 검찰은 ‘기존의 업무 대부분’이 사라지기 때문에..자연스럽게 조직과 인력도 축소되어야 합니다. 조직의 명운이 걸렸습니다.  
 
9.수사권조정이 명분과 형식에 가까웠다면, 직제개편은 구성원의 실존과 직결된 사안입니다.  
아무리 친정권 인사라 해도 검찰이란 조직이기주의로부터 자유롭기는 힘들 겁니다.  
더욱이 직제개편안은 대검 입장문의 지적처럼..법적으로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더더욱이..정권의 운명이 1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법적으로 총장의 임기는 2년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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