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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면 10만원’ 서울시의회 재추진…지방선거 겨냥 선심정책?

중앙일보 2021.06.08 17:00
지난해 12월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훈련병들이 입영심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12월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훈련병들이 입영심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부실한 병영식과 성폭력 사건 등 군 관련 문제가 연일 터져 나오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잇따라 입대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조례를 추진해 관심이 쏠린다. 이를 두고 군 관련 이슈에 편승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매표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입영 지원금 보다는 병영 현장 처우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성룡 의원은 ‘서울시 입영지원금 지급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11일까지 시민 의견을 받기로 했다. 이 조례안은 입대하는 병역의무자에게 1회에 한해 10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홍 의원은 “병역 의무 이행에 따른 자부심을 높이고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아들을 군대에 보냈던 부모 입장에서 시계나 무릎 보호대 같은 필수품을 사가는 걸 보고 저소득층에겐 지원이 필요하겠다고 느꼈다”며 “출산축하금도 주지 않느냐. 새로운 도전 앞에 선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일 시작되는 정례회에서 심의   

조례안에 따르면 입영 지원금 지급 대상은 현역병과 훈련병·공중보건의·공익법무관·산업기능요원 등 병역법에 따른 병역 의무 이행 대상자다. 장교와 부사관, 여군 등 지원 입대자는 제외한다. 홍 의원은 서울시 19~25세 남성 인구수와 현역병·보충역 수 추이를 활용해 이 사업에 5년 동안 237억원, 연평균 47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조례안은 지난 2월에도 발의됐지만 3월 상임위 심의에서 보류다. 서울시가 주민등록 전상망 접근과 병무청 협의 문제 등으로 시스템 구축에 시일이 소요된다고 하면서다.  
 
지난 1월 모종화 당시 병무청장(왼쪽)이 지자체 최초 입영지원금 지급 조례를 제정한 경기 구리시를 방문해 안승남 구리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병무청]

지난 1월 모종화 당시 병무청장(왼쪽)이 지자체 최초 입영지원금 지급 조례를 제정한 경기 구리시를 방문해 안승남 구리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병무청]

 
경기도 구리시는 지난해 지자체 중 처음으로 입영 지원금을 도입했다. 당시 병무청은 '군 복무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면서 안승남 구리시장과 조례를 대표 발의한 박석윤 구리시의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이후 경기도 양평군·남양주시·포천시·의정부시·성남시·하남시 등이 입영지원금 조례 제정을 추진했다. 경북 김천시의회 역시 지난 3월 입영지원금 조례를 의결했다. 
 

구리시 이어 경기도 시군 잇따라 추진 

병역 의무 이행을 격려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표심을 노린 선심성 복지로 비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정희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아닌 중앙정부가 할 일에 더 가까워 보인다”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까지 경쟁적으로 지원금 지급에 뛰어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포퓰리즘 성격이 강해 보인다”며 “지원책을 만들 때는 정책효과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룡 서울시의원. [사진 서울시의회]

홍성룡 서울시의원. [사진 서울시의회]

 
서울시의 지난 3월 입영지원금 검토보고서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읽힌다. 보고서는 “법률 자문 결과 지방재정법에 근거해 지자체가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서도 “병역 의무는 서울시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닌 만큼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제도를 도입할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통일적으로 지원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시스템 마련에 상당한 시일 소요” 

서울시는 조례안에 관해 “병무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며 개인정보보호 등으로 협의가 어려울 수 있다”며 “협의가 돼도 실무적으로 관련 시스템을 갖추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이와 관련 “내 안전 지켜주는 우리 아이들에게 뭐든 지원하는 것 찬성한다”는 긍정적 의견과 “10만원으로 유세 떨지 말고 시설 좋게 하고 대우나 잘해줘라”는 등의 부정적 의견으로 나뉘어 반응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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