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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머지 않았어" 기내식 카페 대박났다···여행족 소비 폭발

중앙일보 2021.06.08 05:01
제주항공이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AK& 홍대' 쇼핑몰에 문을 연 기내식 카페. 배정원 기자

제주항공이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AK& 홍대' 쇼핑몰에 문을 연 기내식 카페. 배정원 기자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근처의 한 카페. 비행기 탑승구처럼 꾸며진 입구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간다. 코로나19로 2년째 하늘길이 막히자 비행기에 타는 기분이라도 느끼려고 방문한 사람들이다. 제주항공이 지난 4월 문을 연 이 카페에 들어서면 기내 트롤리(서빙용 카트)와 창문이 눈에 들어온다. 1만~1만1000원 선의 기내식을 주문하면, 승무원이 전자레인지에 데워 트롤리에 담아 서빙한다. 가장 인기 메뉴는 승객들이 평소 먹어 볼 수 없는 승무원용 기내식이다.  
 
제주항공 카페에서 기내식을 주문하면 승무원이 전자레인지에 데운 뒤 트롤리에 넣어 서빙한다. 사진 제주항공

제주항공 카페에서 기내식을 주문하면 승무원이 전자레인지에 데운 뒤 트롤리에 넣어 서빙한다. 사진 제주항공

방문객들은 “기내에서만 보던 트롤리를 실제로 만져볼 수 있어 신선했다” “오랜만에 항공사 특유의 친절한 서비스를 느껴보니 반가웠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금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매일 수백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하루 평균 120인 분량의 음식을 준비하는데 거의 다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만 해도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던 소비자들이 백신 접종 시작과 함께 부쩍 기대감이 커진 출국 기회에 들썩이고 있다. 1년 넘게 참아온 욕구가 폭발하면서 해외여행과 관련된 상품 수요도 급증하는 중이다. 
 

탑승권 디자인 휴대폰 케이스 인기   

대항항공의 '보딩패스 휴대폰 케이스'는 주문 폭주로 현재 제작이 지연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대항항공의 '보딩패스 휴대폰 케이스'는 주문 폭주로 현재 제작이 지연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지난 1년간 대한항공의 자사 로고 상품 매출은 두 배 정도 늘었다. 그중에서도 ‘보딩패스 휴대폰 케이스’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탑승권(보딩패스)을 본 따 만든 이 상품은 케이스 뒷면에 이름과 도착지, 출국날짜, 좌석 번호 등을 새겨 넣을 수 있다. 주문 제작 방식이라 배송까지 10일 가까이 걸리는데도 주문이 몰리면서 제작이 지연되고 있다.  
 
어린이용 승무원복도 인기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의 트레이드마크인 하늘색 머플러와 머리띠도 포함돼 있다. 실제 파일럿 유니폼을 본뜬 남아용 승무원복도 판매 중인데, 객실 승무원이나 파일럿을 꿈꾸는 아이를 둔 부모가 많이 찾는다. B777 모형 비행기와 블록완구, 승무원 복장의 테디베어 역시 인기 상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과거엔 단순 판촉물 형태의 로고 상품을 개발했다면, 지난해부터는 브랜드 굿즈(goods·기획상품) 형태의 신규 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판매 채널이 확대된 영향도 있지만, 해외여행 대신 굿즈를 소비하는 경향도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대신 굿즈로 대리만족"  

대한항공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아이팟 케이스.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아이팟 케이스. 사진 대한항공

저비용항공사(LCC)도 굿즈 판매에 동참했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자사 로고 상품 온라인 쇼핑몰 ‘샵에어부산'을 오픈했다. 에어부산 유니폼과 항공기 및 항공권 등의 디자인을 본떠 만든 자석·배지·열쇠고리 등의 상품을 판매한다. 항공사 굿즈를 찾는 문의가 늘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열게 됐다는 게 에어부산의 설명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기내식을 가정간편식(HMR)으로 만들어 판매 중인데, 출시 한 달 만에 1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다. ‘비프 굴라쉬 파스타’ ‘캐슈너트 치킨과 취나물 밥’ ‘크림파스타’에 이어 최근 안심스테이크도 새로운 메뉴로 추가됐다.  
 

백신 접종과 여름 휴가철에 들썩이는 여행족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관광 국가들은 잇따라 해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은 그리스의 산토리니. 사진 롯데관광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관광 국가들은 잇따라 해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은 그리스의 산토리니. 사진 롯데관광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여름 휴가철로 접어들면서 해외여행 수요는 본격화되고 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프랑스·스위스·태국 등 대표적인 관광 국가들은 잇따라 백신을 접종한 해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여행업계도 발 빠르게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준비 중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정부가 백신 접종자의 자가격리 면제 방침을 밝힌 이후 백신을 맞은 여행족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곧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진짜 해외여행 상품을 제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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