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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바다 살리자” 제주도·중앙그룹 손잡았다

중앙일보 2021.06.08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7일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해안정화활동을 벌이는 중앙그룹 봉사단. 프리랜서 고명수

7일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해안정화활동을 벌이는 중앙그룹 봉사단. 프리랜서 고명수

“멀리서 볼 땐 몰랐는데…”
 

해양쓰레기 줍는 정화활동 협약
4시간 만에 50포대 300㎏ 수거
휘닉스, 고객에 ‘바다쓰담 키트’

7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 길쭉한 집게와 붉은 자루를 든 40여명이 해안 곳곳에서 허리를 굽혔다. 모래 속에서 병뚜껑, 페트병 등이 나왔다. 바위를 들어내 어업용 밧줄과 그물망을 꺼냈다. 옥색으로 반짝이던 물체가 소주병 조각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최석규(61)씨는 “4년간 해변 근처에서 일했는데 쓰레기가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관광객이 버리고 갔거나 바다에서 떠내려온 ‘해양 쓰레기’를 자루에 담은 주황 조끼를 입은 사람들은 자원봉사에 나선 중앙그룹 임직원들이다. 쓰레기 중에는 한자가 적힌 붉은 유리병 등도 나왔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쓰레기가 떠내려왔다는 얘기다.
 
제주에서는 이렇게 해양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봉그깅’이라고 부른다. 줍다는 의미의 ‘봉그기’라는 제주 방언과,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지칭하는 ‘플로깅’(plogging)을 합성해 제주도의 시민단체가 만든 표현이다.
 
해안 정화활동 공동실천 협약식 뒤 함께 참여한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원희룡 제주지사. 프리랜서 고명수

해안 정화활동 공동실천 협약식 뒤 함께 참여한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원희룡 제주지사. 프리랜서 고명수

제주도에 따르면 광치기 해변을 포함한 제주도 해안에는 겨울철마다 해양 쓰레기가 급증한다. 겨울철이면 서풍이 불어 동쪽으로 파도가 치는데, 이때 남해안과 중국 쪽에서 버려진 쓰레기가 제주도 해안으로 상륙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제주도 내 해양 쓰레기 수거량은 1만6000여t이다. 최근 3년째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한자 등 외국어가 적힌 쓰레기는 전체의 약 2%인데, 식별이 불가능한 ‘해외 유입’ 쓰레기는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이날 오전, 오후 2시간씩 해안 정화 활동을 벌인 중앙그룹 봉사단이 수거한 해양 쓰레기는 총 50포대, 약 300㎏이었다. 이중 플라스틱이 50㎏이었다.
 
이날 봉사에는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 인채권 중앙홀딩스 총괄,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이사, 이윤규 휘닉스 호텔&리조트 대표이사, 류영호 중앙홀딩스 사회공헌담당, 허장열 휘닉스제주 총지배인 등 임원과 그룹 내 봉사단 등 직원들이 참여했다.
 
봉사에 참여한 원희룡 제주지사는 “해양 쓰레기 처리는 행정기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중앙그룹의 캠페인과 같은 민간 차원의 적극적인 활동이 전 국민에게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정도 사장은 “많은 사람이 해양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쓰레기를 줍고 덜 버리게 되었으면 한다”며 “우리의 활동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원희룡 지사와 홍정도 사장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휘닉스제주에서 ‘해안 정화 활동 공동 캠페인’을 위한 업무협약(MOU)에 서명했다.
 
중앙그룹은 “이번 봉사를 시작으로 매년 임직원이 제주 해안 정화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름 시즌에 휘닉스제주에 머무는 투숙객에게는 ‘바다쓰담 키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키트는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한 ‘리유저블 백’에 장갑과 생분해 봉투 등이 담겨있다.
 
제주=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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