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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대표팀도 본인도 “민재 좋다”

중앙일보 2021.06.08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태클하는 김민재. 이탈리아 유벤투스 이적설 주인공이 됐다. [뉴스1]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태클하는 김민재. 이탈리아 유벤투스 이적설 주인공이 됐다. [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25·베이징 궈안)는 요즘 경기나 훈련 도중 “민재 좋다”고 수시로 소리친다. 그만의 변형된 ‘화이팅’이자, 힘들 때 자신을 다잡는 주문이다. 그는 7일 진행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운동장에서 나 자신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걸 좋아한다. 전에는 그냥 ‘화이팅’을 외쳤는데, 색다른 방법으로 몸과 마음을 끌어올리고 싶어 (‘민재 좋다’를) 외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월드컵 예선 무실점 지휘 김민재
김영권 빌드업 때 뒤에서 뒷받침
유벤투스 이적 협상 사실상 시사
올림픽팀 와일드카드설에 “영광”

‘좋은 민재’를 기대하는 건 본인만이 아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남은 경기를 진행 중인 대표팀에도 ‘좋은 민재’가 필요하다. 그는 대표팀 수비진의 든든한 기둥이다. 중앙수비수 파트너인 김영권(31·감바 오사카)이 한 발 앞에서 미드필더와 호흡을 맞추는 사이, 김민재는 반 발짝 처져 디펜스 라인을 이끈다.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한 골도 내주지 않고 5-0으로 대승한 이유다. 그는 “솔직히 몸 상태가 70~80%다. 그래도 대표팀에서 뛰는 게 즐겁다. 훈련도 행복하다. 남은 경기(9일 스리랑카전, 13일 레바논전)도 무실점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대표팀도 김민재를 주목한다. 김학범 올림픽팀 감독은 그를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후보군에 올려뒀다. 그는 “올림픽은 큰 무대다. 나라에서 부르는데 안 간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영광이며, 출전 기회가 있으면 감사하게 뛰겠다”고 말했다. 올림픽팀 중앙수비수 정태욱(24·대구), 이상민(23·서울이랜드)은 이날 별도로 진행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투르크메니스탄전을 TV로 봤다. (김)민재 형이 다 막더라. 민재 형이 와일드카드로 합류하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 우리 몫의 자리가 하나 줄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김민재는 뉴스의 중심에 서 있다.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 이적설이 나오면서 유럽 현지 언론도 그를 주목한다. 지난달 31일 포르투갈 매체 노티시아스가 “베이징 궈안의 한국인 수비수 김민재가 유벤투스와 이적에 합의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 6월까지고, 4500만 유로(608억원)의 바이아웃(소속팀 동의 없이 선수와 협상할 수 있는 이적료)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이적 진행 상황을 묻자 김민재는 “그 부분을 언급하기는 좀…”이라고 말을 아꼈다. 해맑던 얼굴이 급격하게 굳어졌다. 그는 “그런 명문 팀에서 관심을 가져준 것에 대해 감사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거기까지만 얘기해야 할 것 같다”고 서둘러 말을 끊었다. 사실상 유벤투스 접촉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유럽 이적 시장 상황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는 “유벤투스와 김민재 측은 이적과 관련해 상당 부분 이견 조율을 진행했다. 다만, 현 소속팀 베이징이 변수다. 계약 만료(올해 말)까지 6개월 남았는데, 여전히 거액의 이적료를 바란다. 여차하면 계약이 끝난 내년 초에 유럽행을 추진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토트넘(잉글랜드) 이적 협상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맘고생으로) 살이 많이 빠졌다. 모든 선수가 빅 리그에서 뛰고 싶어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는) 냉정한 판단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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