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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재밌는 식물 이름에 웃고, 숨은 동물 찾기까지 즐겨요

중앙일보 2021.06.07 08:40
안녕하세요, 소년중앙 11기 학생기자 박시은입니다. 여러분은 식물 관찰을 좋아하나요? 저는 수목원이나 식물원에 갈 때 노트를 가져가서 처음 보거나 보고 싶었던 생소한 이름의 식물을 보면, 그림을 그리거나 메모하고 사진도 찍곤 하죠. 지난 어린이날 연휴에도 경기도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에 가서 다양한 식물을 관찰했습니다. 코로나19로부터 조금이라도 안전할 것 같은 자연에서 우리 가족이 좋은 공기를 느끼고 신기한 식물도 보고 사진도 많이 찍고 싶었거든요.  
 

학생기자 리포트-국립수목원 탐방

먼저 안내 지도를 보고 산책할 코스를 정했어요. 국립수목원에는 산책 코스도 다양하고, 온실·숲·식물원 같은 전시원도 많이 있어요. 그중 평균 소요시간이 짧은 ‘소소한 행복 길’을 선택했죠. 소소한 행복 길에서 뻐꾹나리·서어나무·먹넌출 같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식물을 만났지만, 중간에 전나무 숲 쪽으로 방향을 바꿨어요. 전에 왔을 때 걸었던 길이기도 하고 그땐 비가 와서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좋아서 더 많이 구경하고 싶었거든요. 수목원에서는 편하게 걸을 수 있게 길이 모두 연결돼 있죠.  
국립수목원에는 산책하기 좋은 길이 다수 있다. 박시은 학생기자는 ‘소소한 행복 길’을 걸어 전나무 숲으로 향했다.

국립수목원에는 산책하기 좋은 길이 다수 있다. 박시은 학생기자는 ‘소소한 행복 길’을 걸어 전나무 숲으로 향했다.

입구부터 가는 길 곳곳에선 재밌고 웃긴 이름의 다양한 고사리를 볼 수 있어요. 식당 반찬이나 비빔밥으로 먹었던 고사리는 나뭇가지처럼 보이고 딱히 맛있진 않았지만 수목원에서 본 고사리는 커다란 나뭇잎과 비슷해 흔히 공룡 책에서 설명하는 식물과 닮았죠. 기억에 남는 고사리는 뱀·지네·산토끼·참새밭 등 대부분 동물의 이름을 땄는데요. 미역고사리라는 이름도 정말 웃겼죠. 고사리가 많은 양치 식물원 쪽에서 정말 재밌는 시간을 보냈어요. 고사리만큼 이름이 재밌게 느껴진 식물은 국수나무예요. 생각보다 많이 있기도 했고, 먹는 국수와 딱히 닮지 않았는데 왜 국수나무라고 했는지 궁금증이 생겨서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한국 특산 식물로 강원도 영월·정선의 석회암지대 바위틈에서 자라는 동강할미꽃도 만났다.

한국 특산 식물로 강원도 영월·정선의 석회암지대 바위틈에서 자라는 동강할미꽃도 만났다.

전나무 숲으로 가는 길에서는 노루오줌이나 까치박달·큰제비고깔·가는잎처녀·꽃개오동·더위지기·누린내꽃 같은 재밌는 이름의 식물을 계속 만날 수 있었어요. 또 단오날 창포물로 머리를 감는 전통 풍습에 쓰였던 창포도 봤는데요. 사회 시간에 책으로만 보고 들었던 식물을 실제로 보니 좋았죠.
그렇게 한참을 걷다 동생이 보고 싶다고 했던 호수가 있길래 잠깐 쉴 겸 들렀어요. ‘육림호’란 이름의 이 호수엔 잉어와 비슷한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있었죠. 그 모습을 보다가 우리 가족 모두 다 깜짝 놀랐습니다. 다리가 긴 황새나 두루미와 닮은 하얀색 새가 날아오더니, 물고기를 확 낚아채서 먹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정말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죠.
수목원엔 나무만 있는 게 아니다. 육림호에서는 물고기와 새를 관찰할 수 있다.

수목원엔 나무만 있는 게 아니다. 육림호에서는 물고기와 새를 관찰할 수 있다.

인상 깊었던 호수를 지나 드디어 전나무 숲에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경로를 바꾸었기에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았지만, 2시간도 채 안 되었기에 편하게 전나무 숲길을 걸었습니다. 아빠는 가는 길에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공기 정화나 스트레스 완화 등 잘 모르는 이야기라 흥미롭게 들었죠. 진짜 그런 효능이 있을지도 궁금했고요.  
산책하던 중에 또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동물원이나 영상으로만 봤던 뱀을 발견해 깜짝 놀랐거든요. 동물원이 아닌, 야외에서 뱀을 그렇게 가까이 본 것은 처음이었죠. 저는 뱀이 기어가기 때문에 느릴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순식간에 바닥에 있는 나뭇잎과 나뭇가지 사이로 숨어버렸죠. 1m도 안 되는 작은 크기의 뱀이어서 많이 무섭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어떤 뱀일지 궁금했죠. 수목원에선 가는 곳마다 ‘벌과 뱀을 주의하세요’라는 표지판이 있었는데요. 식물이 많으니까 당연히 벌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벌을 많이 봤지만 설마 뱀이 나올 거라는 생각은 못 했었죠. 진짜로 뱀을 보니까 정말 신기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한 뱀을 봤다는 생각이 들어 좋았던 기분이 더 좋아졌습니다.  
숲길을 걸으면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숲길을 걸으면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길에 있던 연못에서는 올챙이들을 봤어요. 혹시 하고 개구리도 찾아보았지만, 개구리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람쥐나 딱따구리도 보고 싶어서 찾아봤지만, 아쉽게도 볼 수 없었습니다. ‘박박박’‘각각각’ 등 굉장히 재미있고 다양한 새소리를 들어서 녹음도 했죠.
2시간여 동안 즐거운 전나무 숲 산책 후 우리 가족은 다시 정문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식물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동생은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했거든요. 정문이 눈앞에 나타나자 더 있고 싶은 마음에 아쉬웠지만 집에 가서 겪었던 일을 기사로 쓸 생각에 속상하지는 않았습니다.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안전하게 수목원에서 시간을 보낸 것도 좋았지만, 어서 빨리 마스크 벗고 상쾌한 공기와 피톤치드를 실컷 마시며 수목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글·사진=박시은(서울 여의도초 5) 학생기자, 정리=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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