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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생존자 만난 윤석열 "괴담 유포 세력, 부끄러워해야"

중앙일보 2021.06.06 18:37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전준영 천안함생존자 예비역전우회장을 만났다. [사진 독자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전준영 천안함생존자 예비역전우회장을 만났다. [사진 독자제공]

"나라가 위태롭고 걱정됐지만, 두 예비역을 만난 뒤 든든하고 안심이 됐다. 이들이 아픔과 상처를 딛고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우리가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았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즈음해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와 천안함 생존자를 잇달아 만난 뒤 내놓은 소감이다. 6일 측근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5일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 이찬호(28)씨와, 현충일인 다음날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 전준영(35)씨를 각각 만나 대화했다. 
 
이씨는 지난 2017년 8월 군대 훈련 도중 K-9 자주포 폭발로 전신 53%에 화상을 입은 인물이다. 그는 최근 모델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씨는 천안함 폭침당시 갑판병으로 복무했다. 최근엔 천안함 관련 기념품을 제작하고 판매한 수익금으로 유가족과 생존 장병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부상자 회복 뒤 사회복귀까지 국가 의무"

윤 전 총장은 이씨를 만난 자리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부상하거나 생명을 잃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헌신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안보 역량과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극히 필수적인 일"이라며 "보훈이 곧 국방인 셈"이라고 했다.
 
이씨는 "나라를 지키다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군인들이 제대로 된 예우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며 "청년들이 군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면 나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미국이 왜 북한에 돈을 줘 가면서까지 6·25 전쟁 때 전사한 미군의 유해를 되찾아오려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국가가 그런 노력을 게을리하면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또 "군인·경찰·소방관 등 제복을 입고 이 사회를 지키는 이들에 대한 극진한 존경과 예우가 사회의 모든 영역에 퍼져야 한다"며 "부상자들이 심리적인 트라우마와 사회적 단절감에 대해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며, 다시 사회에 복귀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까지가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지난 5일 지난 2017년 K-9 자주포 폭발 피해자 이찬호씨를 만났다. [사진 독자제공]

윤석열 전 총장이 지난 5일 지난 2017년 K-9 자주포 폭발 피해자 이찬호씨를 만났다. [사진 독자제공]

"천안함 괴담 유포 세력, 부끄러워해야" 

한편 전씨를 만난 윤 전 총장은 그가 '천안함 음모론' 확산과 정부의 대응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자 "국가유공자에 대한 정책적 사회적 대우가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전상·전사임이 명확함에도, 치료나 보상과정에서 '본인 입증'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참담할 때가 있다"며 "천안함피격 사건은 대한민국이 여전히 전쟁의 위협에 노출된 분단국가임을 상기시키는 뼈아픈 상징"이라고 말했다.
 
또 "안보가 위태로운 나라는 존속할 수 없고, 경제와 민주주의 모두 튼튼하고 강력한 안보가 담보되어야 가능하다"며 "그들을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 할 사람들에게 '끝까지 함께 한다'는 믿음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천안함 음모론'에 대해서도 "괴담을 유포하는 세력, 희생된 장병을 무시하고 비웃는 자들은 나라의 근간을 위협하고 혹세무민 하는 자들"이라며 "잠들어 있는 순국선열들 앞에서 부끄러워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쓴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전날 국립서울현충원 충혼탑 지하 무명용사비와 위패봉안실을 참배한 후 월남전과 대간첩작전 전사자 유족을 만나 위로하기도 했다. 그는 현충원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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