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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연봉 펀드매니저 출신이 그린 만화로 독자님, 부자되세요

중앙일보 2021.06.06 16:34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네 컷 중 첫번째 컷. 아래 계속됩니다. 김승대 작가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네 컷 중 첫번째 컷. 아래 계속됩니다. 김승대 작가

 
만화로 주식 공부를 할 수 있다면? 경제 공부에 막막한 ‘주린이(주식 투자+어린이)’들에겐 귀가 번쩍 뜨일 소식이다. 게다가 만화를 그리는 이가 억대 연봉을 받던, 간첩도 알만한 자산운용회사의 임원 출신이라면? 주식 투자 전문 만화로 인스타그램에 둥지를 튼 ‘툰개미(@instatoon_stock)’ 얘기다.  
 
만화를 뜻하는 카툰(cartoon)과,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만화다. 경제 공부를 하는 젊은 주린이들 사이에서 핫하다. 주식시장의 앞날을 결정할 테이퍼링(tapering,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정책 규모를 조금씩 축소하는 것)은 뭐고, 가치주와 성장주의 차이는 뭔지, 4~8컷의 만화로 간단명료하게, 게다가 재미있게 설명해서다.    
 
이 만화를 그리는 이가 궁금했다. 인스타그램 계정엔 ‘만화가가 꿈인 20년 차 금융인, 전직 증권사 애널리스트, 운용사 펀드매니저’라고만 되어 있다. DM(인스타 메시지)을 보내봤다. “좋은 관심 감사하다”면서도 신중한 답이 도착했다. 설득을 거쳐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만난 그가 건넨 명함엔 ‘김승대’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올해 고3 아들을 둔 아빠이자, 2000~2012년 간 내로라하는 자산운용사에서 운용 본부장으로 이름을 날렸다가 퇴사해 전업 투자자로 일하고 있다. 고교 미술 시간 이후엔 붓을 잡아본 적도 없다고 한다.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두 번째 컷. 김승대 작가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두 번째 컷. 김승대 작가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세 번째 컷. 김승대 작가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세 번째 컷. 김승대 작가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마지막 컷. 김승대 작가

중앙일보 독자를 위한 특별 '툰개미' 마지막 컷. 김승대 작가

 
그런데 어떻게 만화를 그리게 됐을까. 그는 “퇴사를 하니 많은 것이 달라지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조직생활에서 필요한 인간관계에 쏟았던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대신 보람된 다른 일을 찾고 싶었다”며 “펀드매니저 시절엔 골프도 많이 쳤는데, 내가 과연 정말로 좋아해서 친 걸까 아니면 의무감이었을까 싶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의 시선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취미를 찾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때 생각난 게 어린 시절 꿈이었던 만화였다. 당장 미술학원에 등록해서 하루에 일정 시간을 과외를 받았다. 시간이 깜짝 놀랄 정도로 평화롭게, 그리고 빨리, 지나갔다. 그렇게 서너 달을학원에 다닌 뒤, 더 큰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제가 내일모레 쉰 살인데 지금 만화에 도전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며 “하지만 그릴수록 ‘내가 이걸 좋아하는구나, 이런 걸 재미있어 하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포토샵까지 배웠다.  
 
'툰개미' 김승대 작가. 내로라하는 운용사에서 본부장까지 지낸 뒤 현재는 전업 투자가다. 전수진 기자

'툰개미' 김승대 작가. 내로라하는 운용사에서 본부장까지 지낸 뒤 현재는 전업 투자가다. 전수진 기자

 
시행착오도 겪었다. 만화를 넘어 이모티콘에도 도전하면서다. 직장 생활과 조직 문화에 대해 본인의 경험을 녹여서 이모티콘을 만들었지만, 유명 플랫폼에선 거절했다고. 하지만 만화라는 새로운 성장주를 찾은 그는 멈추지 않고 가치를 더해나간다. 대신, 자신이 잘 아는 분야를 그리기로 선택과 집중을 한다. “내가 잘 아는 것에 투자한다”는 투자 격언과도 들어맞는다. 그렇게 2019년 7월, 툰개미 인스타그램이 탄생했다. 그는 “내가 잘하는 것인 투자와 내가 원하는 것인 만화를 접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첫 업로드한 만화에 달렸던 ‘좋아요’는 20여개. 그러나 이듬해 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화위복이 된다. 동학개미에다 미국 및 유럽 등 해외에도 투자하는 서학개미 열풍이 불면서다. 돈은 알아야 번다. 문제는 경제가 어렵다는 것. 양적완화(QE)가 곧 시장에 돈을 푼다는 것 정도라는 건 알더라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를 좌지우지하는 중앙은행의 이름이 왜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인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언급한 국채금리 상한제, YCC(Yield Curve Control, 수익률 제어 곡선)은 뭔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공부를 하겠다고 앉은 사이에도 주식 시장은 펄떡인다. 그래서일까. ‘툰개미’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급성장했다. 
 
팔로워수도 늘었지만, 이스라엘계 투자정보 사이트인 인베스팅닷컴, 이어 이베스트 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을 위한 콘텐트로 게재를 했다. 최근 1년 계약이 끝났고, 올해 안으론 단행본을 낼 예정이다. 주식이 뜬다고 하니 관심은 크고 조금 투자도 해봤지만, 더 잘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이들을 목표 독자로 삼았다. 책을 마무리한 뒤엔 애니메이션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한다.  
 
'툰개미'는 주식 투자자들의 애환도 다룬다. ['툰개미' 인스타그램]

'툰개미'는 주식 투자자들의 애환도 다룬다. ['툰개미' 인스타그램]

그는 “아무래도 제가 펀드매니저 경험도 있고 주식부터 채권 경험도 있기에 지금 현안이 뭔지, 투자자에게 필요한 필수 지식은 뭔지를 잘 짚어낼 수 있어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앞으로 주식시장은 어떨까. 지금 들어가도 괜찮을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큰 교훈을 얻었다고 본다”며 “노령화와 저출산이 구조화되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결국은 돈을 푸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일 수 없기에 화폐 가치의 하락은 정해진 수순이고, 그렇기에 주식 투자 등의 대안은 노후 대비를 위해 이젠 선택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은 도박이 아니라 공부”라며 “특히 저는 주식이 과거나 현재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다룬다는 점에서 굉장한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주식을 잘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그의 답은 간단했다. “‘너 자신을 알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어느 정도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깨닫기 전엔 주식에 올인하거나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하는 건 피하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공부를 하세요.”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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