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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욕중?" 묻는 엄마에 작은딸인척 "응" 카톡보낸 김태현

중앙일보 2021.06.06 14:13
‘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 뉴스1

‘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 뉴스1

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이 범행 당시 피해자 가족을 가장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유족 측이 지난 5일 KBS를 통해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김태현이 지난 3월 23일 피해자 A씨의 여동생을 살해하기 직전 퀵서비스 기사를 가장해 이들 모녀의 집을 찾아온 상황이 담겨 있다.
 
당시 여동생은 예정에 없던 퀵서비스가 왔단 소식에 어머니에게 먼저 전화를 건 뒤 곧바로 언니인 A씨와 어머니가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퀵서비스를 시킨 적 있느냐'고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 KBS 방송화면 캡처.

사진 KBS 방송화면 캡처.

A씨는 오후 5시 43분쯤 "퀵? ㄴㄴ(아니)"이라고 곧바로 대답했지만 여동생의 답변은 없었다. 3분 뒤 메시지를 확인한 어머니도 "나가봤어?"라고 상황을 물었지만 답변은 여전히 없었다.
 
작은딸이 계속해서 대답이 없자 걱정된 어머니는 오후 6시 20분까지 약 30분 동안 "뭐 왔는데", "뭐하니", "반신욕해"라고 재차 메시지를 보냈다. 작은딸의 답장이 온 건 그로부터 5분여 뒤인 오후 6시 25분쯤, "응"이라는 짤막한 대답이었다.  
 
유족 측은 이 마지막 답장이 작은딸을 살해한 김태현이 대신 보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족 측은 수사를 위해 검찰에 건넸다가 되돌려 받은 작은딸의 휴대전화에서 이런 사실을 새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살갑던 작은딸의 무미건조한 메시지에 신변 이상을 직감한 어머니는 이후 7차례나 전화를 건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미 살해된 작은 딸은 어머니의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당일 밤 서둘러 집에 온 어머니 역시 김태현에게 살해됐다.
 
김태현은 지난 1일 첫 재판에서 A씨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을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김태현이 작은 딸인 척 다른 가족을 속인 뒤 집에서 계속 기다린 점 등을 볼 때 계획적 살인이라며 엄벌을 촉구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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