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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긁은 폐지노인 벌금형…대신 내준 국회의원 있었다

중앙일보 2021.06.06 12:02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2020년 11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관련 온라인 민생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2020년 11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관련 온라인 민생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폐지를 줍기 위해 리어카를 끌다가 외제차를 긁어 유죄를 선고받은 노인의 벌금을 현직 국회의원이 대신 내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건은 지난해 7월 15일 벌어졌다. 대전 동구의 한 주택가에서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던 A씨(67)는 보도에 주차된 아우디 승용차를 긁어 수리비 약 100만원이 들도록 손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애를 앓는 A씨의 하루 수입은 천원 단위에 불과했고, 당시 아우디 승용차는 보도에 주차되어 있었다.  
 
재판부도 A씨의 딱한 사정을 참작했지만 벌금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전지법 형사9단독 이정훈 판사는 지난달 “A씨의 경제력이 부족한 점과 피해자도 잘못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A씨가 무리하게 건물과 주차 차량 사이를 들어간 점 등 불리한 사정이 있다”며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5일 SBS에 따르면 해당 보도를 본 강선우(서울 강서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씨의 벌금을 사비로 대신 납부했다. 강 의원은 “기사를 우연히 읽고 마음이 아팠다”며 “리어카에 폐지를 꽉 채우면 3000원, 산처럼 쌓아 올리면 5000원이라고 한다. 거기에 지적장애가 있는 분이라고 하셔서 대신 냈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역구 주민이 아닌데 왜 벌금을 냈냐는 질문에 강 의원은 “오히려 지역구 주민이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그렇게 못 한다”고 답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강 의원실 차원에서 A씨의 집에 쌀과 고기 등 식료품과 생필품도 전달했다고 한다.  
 
강 의원은 발달 장애 딸을 키우고 있다. 그는 지난해 경기 고양시 건물과 수입차 2대 등 20억2100만원의 재산이 있지만 자녀의 희귀성 발달 장애 치료를 위한 대출 등으로 25억900만원의 채무가 있다고 신고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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