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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 등 현 정권 수사 막을 ‘3중 잠금 장치’ 마련

중앙선데이 2021.06.05 00:33 739호 4면 지면보기
4일 이성윤 지검장의 승진 논란에 대해 박범계 장관은 “전체적인 인사 맥락 속에서 평가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출근길에 박 장관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이성윤 지검장의 승진 논란에 대해 박범계 장관은 “전체적인 인사 맥락 속에서 평가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출근길에 박 장관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오수호(號)’ 검찰의 첫인사를 계기로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들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하는 지휘부에 친(親)정부 핵심 간부들이 대거 등용되면서 법무부가 정권 수사를 막을 ‘3중 잠금장치’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정권 검사들 요직 장악
정권 수사 지휘라인 대거 교체
이스타항공 수사도 힘들어 질듯
야당 “검찰을 정권 충견 만들어”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김학의 수사팀 수사 지휘라인 교체’다.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관할하는 수원고검·지검장 라인에 이어 전국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까지 친정부 성향 검사들이 자리를 차지해서다. 수원고검장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한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57·사법연수원 26기)이 임명됐다. 수원지검장에는 신성식(56·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전보됐다. 신 검사장은 지난해 한동훈 검사장이 채널A 기자와 유착해 총선에 관여하려 했다는 내용의 ‘KBS 오보 사건’ 의 제보자로 알려져 있다.
 
신 검사장이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자리에는 문홍성 수원지검장(53·26기)이 보임됐다. 문 지검장은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2019년 안양지청의 1차 수사 무마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이 사건 지휘를 회피한 상태다.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한 대검 수사 지휘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친정부 인사가 연루된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추가 기소를 막기 위한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원지검 형사3부 수사팀의 향방도 불투명해졌다. 수사팀은 지난달 13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불법 출금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기소 의견으로 대검에 보고한 상태다. 하지만 지휘부 라인이 대거 교체됨에 따라 수사 동력을 이어나가기 쉽지 않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관련 수사를 맡은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을 비롯한 수사팀의 유임 또는 승진·전보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연루된 이스타항공 수사팀 사정도 밝지만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건은 전주지검 형사3부에서 맡고 있는데, 이번 인사에서 문성인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54·28기)가 전주지검장으로 승진했다. 문 차장은 ‘친정권 검사’로 분류되는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52·27기)을 보좌한 측근으로 꼽힌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야당은 “검찰을 문재인 정권의 충견으로 만들어 무법 통치를 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공세를 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 정권 비리 수사는 무마하고, 야권은 숙청하라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성윤·이정수 조합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 악재인 정권수사를 막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 및 최재형 감사원장 등 유력 야권 주자에 대한 수사를 밀어붙이려는 포석”이라며 “관권선거를 넘어선 명백한 법치 훼손이자 민주주의 말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대해 “개혁과 안정을 잘 조화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서울고검장 승진 논란에 대해 박 장관은 “한 사람의 인사에 대해 어떤 평을 하기는 어렵다”며 “전체적인 인사 맥락 속에서 평가해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김오수 총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총장 패싱’ 의혹에 대해서 박 장관은 “김 총장의 말씀 중에 상당히 납득되는 부분이 있었고, 그런 부분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검찰 직제 개편 문제와 관련해서 박 장관은 “김 총장이 직제 개편과 관련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그중에 납득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한번 또 뵙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런 부분들은 검찰 개혁의 큰 과정의 일환이고, 변화된 수사 환경에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제가 설득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장관만 만날 수용하라고 하지 말고 총장도 수용해달라고 할 것”이라고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장은 전날 박 장관과의 인사 협의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일선 복귀를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인사에 반영되지 않았고, 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근 인사들도 요직에서 배제됐다.
 
박현주·고석현·손국희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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