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골다공증·비만 여성은 등산, 뱃살 남성은 유산소 운동을

중앙선데이 2021.06.05 00:30 739호 9면 지면보기

[SPECIAL REPORT]
중년 다이어트 시대

다이어트의 비법은 누구나 안다. 덜 먹고 더 운동하기다. 문제는 실천이 어렵다는 데 있다. 문제를 세분화하면 답을 찾기가 조금 쉬워질까. 건강하고 멋진 몸매를 가진 중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중장년 운동법 꿀팁
걷기, 평소 보폭보다 10㎝ 더 넓게
아령 등 근력운동으로 근육 키워야

최소 20분~최대 1시간 정도가 적당
저혈당 환자는 운동 때 사탕 준비를

 
그래픽=이정권·이은영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이은영 gaga@joongang.co.kr

중장년 세대가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을 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크게 네 가지다. 유연성, 유산소, 근력, 그리고 낙상 방지를 위한 균형 운동이다. 시작은 유연성 운동이다. 유연성 운동을 꾸준히 해주어야 다른 운동도 쉽게 할 수 있게 되고, 운동하다가 다치는 경우도 줄어든다. 나이가 들수록 관절이나 근육의 가동 범위가 줄어드는데, 조금 통증이 느껴지더라도 움직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스트레칭을 최대한 자주 해주는 것이 첫 스텝이다.
 
# 걷기는 근육이나 관절에 크게 무리를 주지 않는 가장 효율적인 운동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평소 보폭보다 10cm가량 더 넓게 걷는 방법이 호응을 얻고 있다. 김주영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근육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엉덩이 근육과 허벅지 근육인데, 특히 엉덩이 근육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다”며 “보폭을 넓혀 걸으면 엉덩이에 자극을 줘서 런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근육이다. 근육이 줄어들면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고, 기초 대사량이 줄어들면 전체적으로 소모하는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자꾸 살이 찌게 된다. 젊은 사람들은 근력 운동을 안 해도 근육이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중장년은 근력 운동을 안 하면 근육량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근육 관리는 비만 관리에서 아주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젊을 때보다 더 운동해야 하는 이유다. 스스로 느끼기에 별로 무겁지 않은 아령을 활용하는 것도 근력을 강화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여나가며 근 관절 손상을 방지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관련기사

러닝머신이나 고정식 자전거 등을 활용한 유산소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유산소 운동은 심폐기능 향상, 심혈관 기능 향상, 관절의 구조와 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다. 체지방 감소 및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실내 운동의 양은 최소 20분에서 최대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며 “운동하면서 이야기하기가 약간 힘든 정도의 강도 이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여건이 된다면 수영도 좋다. 다칠 우려가 없고, 유연성이나 균형 감각에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서는 감염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나이가 들면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줄어들고 남성은 남성호르몬이 줄어든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에 갑자기 비만이 질병을 유발하는 시기로 가게 된다. 폐경기 전 여성들은 다소 비만이어도 질병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적다. 피하지방형 비만이기 때문이다. 체중이 좀 나갈 뿐 큰 문제는 없는 시기라는 얘기다. 그런데 폐경이 되면 내장 지방이 늘어나는 식으로 비만의 패턴이 바뀐다. 폐경기 전후로 갑자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각종 질환이 생기는 이유다.
 
또 폐경 후에는 골다공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폐경 시기가 되면 검사를 통해 골밀도를 꼭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골밀도 체크를 하지 않고 무작정 운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러면 오히려 몸을 더 상하게 하기 쉽다.
 
골다공증에는 체중이 실리는, 체중 부하 운동이 중요하다. 권혁태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중이 실리지 않는 운동인 실내 자전거와 수영은 체중 감량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며 “비만이면서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체중이 실리는 등산이나 달리기 같은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체중이 안 실릴수록 골다공증이 나빠진다. 누워만 있을 경우 골밀도가 빨리 빠진다. 특히 마른 사람들의 경우 하중이 안 실리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잘 생긴다”고 덧붙였다.
 
여성들의 경우 무릎 관절염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쪼그려 앉는 자세가 위험할 수 있다. 일상에서도 방바닥에 무릎을 접고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남성의 경우 근육량이 40대부터 빠르게 줄어든다. 그런데 복부에 지방은 계속 쌓이기 때문에 복부 비만 관리가 중요하다. 복부 비만은 대사증후군의 진단 기준이자 핵심이기 때문이다. 복부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력이나 윗몸 일으키기보다 유산소 운동이 핵심이다.
 
그런데 유산소 운동을 한다고 무작정 달리고 산에 오르는 것은 관절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관절 보호를 위한 방법으로 구정회 울산대의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지팡이 사용을 권유했다. “지팡이 하나만 이용해도 몸의 하중을 많이 분산시킬 수 있고, 이는 관절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팡이를 2개 이용해 등산을 하면 하중을 더 많이 분산시킬 수 있다. 구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다리가 불편한 쪽에 지팡이를 짚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히려 다리가 불편하지 않은 쪽 다리를 지팡이를 이용해 단단하게 고정한 다음 불편한 발을 이동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일상 속 쉽게 하는 근력 운동

일상 속 쉽게 하는 근력 운동

# 나이 들어 지병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특히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은 체중하고 직접적 관련이 많은 질병으로, 체중을 빼야 좋아지는 병이다. 어떤 지병이 있든, 식사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서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 지병의 종류에 따라 다이어트 요법이 크게 달라지진 않지만, 식사 조절과 운동을 할 때 운동 요법의 방법이나 비중은 기저 질환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기저 질환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운동을 하기 전에 담당 의사, 주치의와 상의해서 운동의 종류, 운동량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이미 근골격계 문제가 있는 경우가 꽤 있다. 예를 들어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있다든가, 척추에 디스크가 있다든가, 요통이 있다든가 하는 경우다. 근골격계 질환이 있다면 근골격계 질환을 악화시키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무릎에 슬관절염이 있다고 하면 체중이 실린 운동을 할 경우 악화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수영이나 아쿠아 워킹, 체중이 실리지 않는 실내 자전거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근골격계 질환이 심해 운동 요법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식사 조절의 비중을 높여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의 경우 유산소 운동이 심장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담당 주치의와 상의해서 운동의 종류, 양, 강도, 지속 시간을 정한 뒤 시작하는 게 좋다. 병원에서 미리 운동 능력 평가 검사 같은 것을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당뇨병이 있어서 당뇨약을 먹는 경우, 살 빼려고 운동할 때 끼니를 거르면서 운동을 하면 저혈당이 올 수 있다. 저혈당 환자는 운동할 때 반드시 초콜릿이나 사탕 등 혈당을 올릴 수 있는 음식물을 준비하는 게 좋다. 운동 하다가 갑자기 쇼크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 “비만 치료제, 건보 적용해야”
비만은 만성 질환과 암의 원인이다. 특히 중장년의 경우 근육이 줄고 체지방이 많아져 각종 만성 질환과 심장병,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몸매 관리를 넘어 질병 예방 차원에서 비만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작심삼일의 대명사라 불리는 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고도 비만인 경우 식이 요법과 운동만으로 비만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전문의에게 식욕억제제를 처방받기도 한다. 실제 의사 처방으로 약물을 복용해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례는 96%에 달한다.
 
하지만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 질환 치료 약과 달리 식욕억제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의료용 마약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뿐만 아니라 비향정 식욕억제제도 모두 비급여다. 때문에 비만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 29%의 환자가 ‘비용 부담’으로 의사 처방 및 약물 치료를 중단했다. 한 달 치를 처방받는다고 가정할 때 고혈압, 당뇨약은 1~2만원이지만 비만약은 종류에 따라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 치료가 고혈압이나 당뇨를 관리할 수 있는 가장 원천적인 방법”이라며 “원인이 되는 비만 치료제에는 보험 적용을 안 해주고, 고혈압·당뇨 약에만 보험을 적용해주는 건 병 걸려서 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남용 우려에 대해서는 “남용은 당연히 안 된다. 하지만 향정신성의약품도 필요하니까 쓰는 것”이라며 “비만을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 더 몸에 안 좋다”고 설명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용과 비만 치료를 구분해 보험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재정 한계를 언급하며 “처음엔 높은 기준을 세워 제한적으로 지급하되 비만으로 인한 2차 합병 질환 감소로 재정 지출이 줄어들면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고도비만 등 질병 치료 목적의 경우, 식욕억제제 결정 신청이 들어온다면 검토해볼 만하다”며 “아직 제약사 신청이 없어 검토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내 주요 비만약 제약사 관계자는 “비만약에 보험이 적용된 선례가 없어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없는 상황에 섣불리 신청하기는 힘들다”며 “여건이 갖춰지면 신청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윤혜인 인턴기자

◆도움말 주신 분(가나다순)
▶강재헌(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구정회(울산대의대 재활의학과 교수·강릉아산병원)▶권혁태(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가정의학과)▶김영식(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김원(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김은미(강북삼성병원 영양팀 수석)▶김주영(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경실(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가정의학과)

 
원동욱 인턴기자 won.dongwook@joongang.co.kr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