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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오토바이가 짐승이냐, 경비원이 당긴 줄에 넘어졌다"

중앙일보 2021.06.04 13:44
지난 3일 경기 구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의문의 줄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지난 3일 경기 구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의문의 줄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경기 구리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 지상 도로로 배달을 하던 오토바이 기사가 의문의 줄에 걸려 넘어진 사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3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오늘자 아파트 경비원 배달기사 킬 시도”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흰 줄 옆으로 오토바이가 쓰러져있는 사진 2장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사고를 당한 배달기사 A씨의 지인으로 추정된다.
 
작성자는 지상 출입을 하지 못하게 라바콘(안전 고깔) 등을 설치해 둔 한 아파트 단지에 지상으로 천천히 진입하는 도중 갑자기 하얀색 줄이 튀어나와 목에 걸렸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오토바이는 당연히 넘어지고, 무슨 일인가 하고 봤더니 기둥에다 줄을 설치해놓아서 오토바이가 들어오는 순간 경비가 당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슨 짐승을 잡는 것도 아니고, (배달) 기사 형이 와서 라비콘 다 부숴버리고 경찰 불렀다”며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좀 보자고 했는데, 관리사무소 직원이 그사이 그 부분만 삭제했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배달) 기사가 고소장을 접수한다고 경찰서에 갔고, 입주민들이 나와서 구경했다”며 “입주민들마저도 저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말했다”고 적었다.  
 
이어 “80대 경비 아저씨가 재량으로 설치했겠느냐. 관리사무소랑 입주자 대표의 합작일 것”이라면서 “(배달) 기사들이 그 아파트 배달 거부하겠다고 난리다”라고 덧붙였다.  
 
4일 구리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0분께 구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A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줄에 걸려 넘어졌다. 다행히 A씨는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에 신고한 A씨는 "아파트 단지로 천천히 진입하려는데 경비원이 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겨서 줄이 목에 걸렸고 오토바이가 넘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비원 B씨는 "줄이 오토바이에 걸려 딸려가서 잡으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현장을 비추는 CCTV가 있었지만 녹화된 영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줄이 설치된 의도와 CCTV 영상 삭제 여부 등을 포함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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