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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취득세 뛸 때, 세종 공무원 1만명 358억 깎아줬다

중앙일보 2021.06.04 00:03 종합 1면 지면보기
지난 10년간 세종시에 집을 사고 취득세를 감면받은 공무원이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취득세 감면 혜택은 세종시 집값이 크게 오른 최근까지 유지하고 있다. 많은 세금을 통해 집값 인상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11년부터 계속 감면 혜택

3일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세종시에서 받은 ‘이전 기관 소속 지원 취득세 감면 현황’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공무원 1만1명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았다. 10년간 깎아준 취득세 금액만 357억8900만원이다.
 
정부는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세종시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이 산 주택 취득세를 2010년부터 감면하고 있다. 감면 혜택은 1가구 1주택에만 준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전액, 85~102㎡ 이하는 75%, 102~135㎡ 이하는 62.5%의 취득세를 감면한다.
 
문제는 세종시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최근까지도 이 같은 취득세 감면 혜택을 계속 유지해 왔다는 점이다. 원래 취득세 감면은 2010년 관련 규정이 처음 생기면서 2년간만 한시적으로 시행했다.  
 
세종 집 사기만해도 값 뛰는데…“공무원에 취득세 감면까지 해주는 건 특혜”
 
하지만 이전 기관이 늘면서 기간을 계속 연장해 최근엔 내년까지로 늘어났다.
 
최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세종시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2019년(943명), 2020년(569명), 2021년(99명)에도 상당수 공무원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봤다. 이 기간에 줄여준 취득세 금액만 총 64억8600만원이다.
 
이 같은 취득세 감면 혜택은 집값을 잡기 위해 보유세·거래세를 강화하는 정부 부동산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 지난해 정부는 높아진 집값을 잡겠다며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최고 4배 올리는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집값 급등의 중심에 있던 세종시에서는 공무원 취득세 감면을 유지했다.
 
최 의원은 “세종시 조성 초기에는 이전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줬을 수도 있지만,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취득세 감면을 유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특혜”라고 지적했다.
 
취득세 혜택을 받은 공무원 중 일부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2년 내 집을 판 사례도 있었다. 원래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집을 구매하고 2년 이상 보유해야 한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세종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유 기간 내 집을 매각·증여하고도 감면받은 취득세를 돌려주지 않은 사례만 지난 10년간(2011~2020년) 171건(추징금액 5억원)이었다. 특히 이 중 지난해 적발한 사례만 16건이었다. 최근 세종시 집값이 오르자 시세차익을 노리고 집을 팔아버린 이른바 ‘단타’ 사례가 많았다.
 
안 의원은 “공무원의 거주 안정을 위해 세제혜택을 줬지만 정작 이를 재산 불리기에 악용한 사례가 드러났다”며 “이를 감독해야 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공무원 특별공급(특공), 전매 사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실태 파악을 위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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