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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취득세 뛰어 오를때, 세종시 공무원 1만명 깎아줬다

중앙일보 2021.06.03 14:55
지난 10년간 세종시에 집을 사고 취득세를 감면받은 공무원이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취득세 감면 혜택은 세종시 집값이 크게 오른 최근까지 유지하고 있다. 많은 세금을 통해 집값 인상을 억제하려는 정부 부동산 정책과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0년간 공무원 1만명, 취득세 감면

세종시 밀마루 전망대에서 바라 본 아파트 단지와 정부청사. 중앙포토

세종시 밀마루 전망대에서 바라 본 아파트 단지와 정부청사. 중앙포토

3일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세종시에 받은 ‘이전기관 소속지원 취득세 감면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공무원 1만1명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았다. 10년간 깎아준 취득세 금액만 357억8900만원이다.
 
정부는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세종시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이 산 주택 취득세를 2010년부터 줄여주고 있다. 감면 혜택은 1가구 1주택에만 준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전액, 85~102㎡ 이하는 75%, 102~135㎡ 이하는 62.5%만 취득세를 감면한다.
 
문제는 세종시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최근까지도 이 같은 취득세 감면 혜택을 계속 유지해 왔다는 점이다. 원래 취득세 감면은 2010년 관련 규정이 처음 생기면서 2년간만 한시적으로 시행했다. 하지만 이전 기관이 늘면서 기간을 계속 연장해 최근엔 내년까지로 늘어났다.
 
최 의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세종시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2019년(943명)·2020년(569명)·2021년(99명)에도 상당수 공무원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봤다. 이 기간 줄여준 취득세 금액만 총 64억8600만원이다. 
 
이 같은 취득세 감면 혜택은 집값을 잡기 위해 보유세·거래세를 강화하는 정부 부동산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 지난해 정부는 높아진 집값을 잡겠다며 다주택자 취득세율을 최고 4배 올리는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집값 급등 중심에 있던 세종시에서는 공무원 취득세 감면을 유지했다.
 
최 의원은 “세종시 조성 초기에는 이전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줬을 수도 있지만,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취득세 감면을 유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특혜”라고 지적했다.
 

취득세 감면받고, '단타' 거래

취득세 혜택을 받은 공무원 중 일부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2년 내 집을 판 사례도 있었다. 원래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집을 구매하고 2년 이상 보유해야 한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세종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유 기간 내 집을 매각·증여하고도 감면받은 취득세를 돌려주지 않은 사례만 지난 10년간(2011년~2020년) 171건(추징금액 5억원) 이었다. 특히 이 중 지난해 적발한 사례만 16건이었다. 최근 세종시 집값이 오르자 시세차익을 노리고 집을 팔아버린 이른바 ‘단타’ 사례가 많았다.
 
다주택자 등 취득세 감면대상이 아닌 공무원까지 포함하면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거래 사례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취득세를 내기도 전에 분양권을 전매한 경우까지 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공무원 거주 안정을 위해 세제혜택을 줬지만, 정작 이를 재산 불리기에 악용한 사례가 드러났다”면서 “이를 감독해야 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공무원 특별공급(특공)·전매 사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실태 파악을 위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공 아파트 불법 ‘매도’ 공무원 검찰 송치

한편 세종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매 제한 규정을 어기고 세종시 특공 아파트를 불법으로 판 A씨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정부세종청사 내 한 부처에서 5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2014년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특공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전매 제한 기간(3년) 중 곧바로 B씨에게 분양권을 판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분양권 매매 명목으로 3000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을 챙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수사망을 피하고자 A씨는 전매 제한 기간과 거주 의무 기간이 끝난 2019년 8월께에야 B씨와 정식 계약서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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