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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짚으로 만든 치실 어때요?

중앙일보 2021.06.03 10:00
[사진=오굿프로젝트 공동창업자 | 왼쪽부터 김두연, 홍승범, 공채원 대표]

[사진=오굿프로젝트 공동창업자 | 왼쪽부터 김두연, 홍승범, 공채원 대표]

지난 달 30일,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오굿프로젝트(Oh Good Project)’가 첫 번째 친환경 프로젝트로 휴대용 치실을 선보였다.  
 

오굿프로젝트(Oh Good Project)’ 공동창업자 홍승범, 김두연, 공채원 대표 인터뷰

출시된 휴대용 치실은 옥수수 짚(corn straw)으로 만든 생분해성 치실 막대가 특징이다. 포장지와 박스 역시 재활용 가능한 종이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개별 종이 포장된 치실은 위생적이며 휴대성이 뛰어나다. 침실, 화장실, 사무실 등 언제 어디서나 편하고 깔끔하게 사용 가능하다. 치실 막대 뒤쪽에 있는 이쑤시개는 입 속 이물질을 빠르고 간편하게 제거해준다. 옥수수 짚으로 만든 치실 막대는 독일 DIN CERTCO인증을 받은 생분해성 원료로 제조했다. 치실의 제조사와 판매사 모두 미국 FDA에 등록된 업체로서 GMP 및 ISO 9001 인증을 획득한 시설에서 안전하게 제조되고 있다.
 
Q. 간단히 소개하자면?
A. 안녕하세요. 오굿프로젝트를 공동 창업한 홍승범, 김두연, 공채원입니다. 저희는 평소 청소나 청결에 관심이 많고 정리정돈을 좋아하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서로 성격이 너무나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대표를 맡은 홍승범의 경우, 치과 의무병으로 복무하던 시절부터 치실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치실 애용자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뭐든지 알코올 티슈로 닦지 않으면 성이 안차는 성격의 어쩌면 귀여운 정리벽이 있는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랍니다. 영업을 맡은 김두연의 경우, 군 생활 당시 생활관 청소를 잘해서 사단장 상을 받을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후임 병사들의 한숨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죠? 마케팅을 맡은 공채원의 경우, 교정한 이후부터 치아 건강에 관심이 많이 생겨서 치실과 칫솔, 리스테린을 항상 달고 살며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오굿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치실이 선택된 것은 이처럼 환경과 자신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을 즐기는 창업자들의 관심사가 반영되었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친환경’이라는 관점에서 자주 사용되며 낭비되는 제품들을 찾은 결과이기도 하지만요.
 
Q.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 계기는?
A. 창업자 중 2명이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했는데요.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친환경 제품에 관한 관심이 높아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나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들도 비교적 흔한 편이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생각보다 친환경 제품들의 수가 적고, 비싸며 구하기도 힘들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활용품이야 말로 일상 속에서 흔히 사용되고 자주 버려지는 만큼 버리는 과정에도 많은 고민이 필요한데요. 뜻밖에 많은 제품들이 생각 없이 버려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꼈으며 무언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생분해성 제품이나 크루얼티프리(cruelty-free; not tested on animals), 비건(vegan) 제품들이 적은 한국의 일상에 더 나은 가치의 소비문화를 전파해보면 어떨까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죠. 친환경 혹은 유기농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한살림인데요. 친환경, 공정무역, 유기농 다 좋은 가치들이지만 뭔가 딱딱하고 부담스러운 이미지여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점은 확실히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강한 목적의식이 있는 소수의 환경운동가가 아니라 대다수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제품이 되려면 이러한 보이지 않는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귀여운’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것 같습니다. 오굿프로젝트는 하나의 제품만을 위한 브랜드는 아닙니다. 귀엽고 편리하고 지구로운 제품들을 연이어 출시해 나가며 일상을 지구롭게 변화시키는 하나의 큰 프로젝트입니다. ‘오굿’이라는 단어는 ‘오 좋은데?’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렵고 대단한 희생이 따르지만 위대한 것, 이런 것 보다는 이해하기 쉽고 친근한 것이지만 좋은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오굿프로젝트만의 매력은?
A. 저희 제품은 귀엽고 편리하고 환경 친화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면 빛바랜 톤에 정제된 이미지가 생각나는, 딱딱하고 어려워 보이는, 희생을 강요하는 듯한 디자인인데요. 저희는 산뜻한 느낌의 디자인 톤 앤 매너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의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제품을 보면 귀엽다는 표현을 많이 해주시는데요. 저희의 의도가 어느 정도 잘 전달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 제품은 위생과 휴대성을 위해 개별 포장을 하지만 환경을 생각해서 최대한 재활용이 쉬운 종이 재질로만 포장했습니다. 개별 포장을 하니, 어디든 쉽고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게 되었죠. 더불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손에 닿는 모든 제품이 걱정스러운 요즘, 낱개로 포장되는 부분은 위생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포장지 역시 코팅하지 않은 종이를 사용해 재활용이 쉽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트향은 포기해야 했지만요. 민트향이 나는 치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종이를 비닐로 코팅해야 했거든요. 민트향이 나지 않아 아쉽다는 고객들도 있지만, 환경을 위한 적절한 타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오굿프로젝트 휴대용 치실]

[사진=오굿프로젝트 휴대용 치실]

Q. 오굿프로젝트의 주요고객은?
A. 저희의 고객은 책임 있는 소비를 하고 싶지만, 너무 진지하고 딱딱한 친환경 브랜드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2030 소비자입니다. 저희의 타겟 고객은 환경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엄격하고 비장한 소비자는 아닙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고 예쁘거나 귀여운 것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하며 소비를 즐기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소비생활의 한편에는 환경이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나름의 부채의식을 조금은 가지고 있는 분들입니다.
 
Q. 고객을 위한 차별화 된 전략이 있다면?
A. 제품을 디자인할 때, 무엇보다도 ‘귀여울 것’ 을 중요한 사항으로 고려했습니다. 덕분에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눈에 띄는 산뜻한 색채의 새싹모양 로고가 나왔죠. ‘친환경’이라고 하면 뭔가 딱딱하고 질박하고 답답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 이런 틀을 깨어보고 싶었습니다.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쉽게 손이 가고 쉽게 손에 잡히는 제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로 위생과 휴대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제품은 개별 포장을 통해 하나씩 어디든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으면서도 매번 새로 뜯어 사용하기에 위생적입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순간은?
A. 친환경과 기능성 및 품질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요즘 제로웨이스트(zero-waste)가 화두인데요. 사실 제로웨이스트인 제품은 있을 수 없습니다. 생산이나 소비를 한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환경을 파괴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레스웨이스트(less-waste)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희 역시 최대한 환경파괴를 줄이기 위해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요. 문제는 친환경의 가치와 품질이 부딪힐 때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 예가 개별 포장 같아요. 개별 포장을 하는 것은 그만큼 종이를 더 사용하기 때문에 덜 친환경적이겠죠. 그러나 개별 포장을 해야 위생적이면서 안전하고 휴대가 쉬워지죠. 저희는 이 같은 경우, ‘환경친화적인 삶을 일관되게 살지 않는 보통의 소비자가 타협할 수 있는 끝점과 친환경 사이’에서 마지노선을 그어가며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친환경적인 제품이라도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대체하지 못한다면 여전히 사람들은 환경을 파괴하는 제품을 일상에서 익숙하게 사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제외하고는, 저희는 항상 환경을 해치는 부가사양들은 과감히 포기하는 편입니다.
 
Q.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였나?
A. 제품이나 브랜드를 기획하면서 보통 “이런 모습으로 고객에게 비치고 싶다.” 하는 것이 생기는데요. 실제로 고객들이 이런 저희의 고민을 알아봐 주실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새싹 모양 로고나 상큼 발랄한 연두색 틴트 컬러는 ‘귀여움’을 어필하고 싶어 선택한 것이었는데요. 많은 고객분들께서 귀엽다고 말씀해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뿌듯했던 기억이 나네요.
 
Q.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생각보다 저희가 원하는 퀄리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첫 제품으로 치실을 선택한 이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외 많은 공장을 통해 연락하고 샘플을 받았는데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저희가 원하는 퀄리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곳도 드물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수십 차례 샘플을 진행해 가며 제품을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했고요. 어떤 제품들은 손잡이의 강도가 부족해, 사용 시 부서질 위험이 있었고 어떤 제품들은 50% 이하의 비율로 친환경 소재가 사용된 일도 있었습니다. 개별 포장을 위한 종이 역시, 더 얇은 종이와 코팅이 필요하지 않는 종이를 만들기 위해 여러 번 샘플을 진행해야 했죠. 우리가 아는 많은 친환경 치실들이 친환경처럼 보이려고 일부러 베이지색을 입히거나 검은색 반점들을 추가하기도 하는데요. 저희는 이러한 색소도 일절 첨가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OEM/ODM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하는데도 불구하고 6개월이란 긴 개발 기간이 소요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와 발전하고자 하는 방향은?
A.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을 귀엽고 편리하게, 지구롭게 재발명해 나가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현재도 2번째 제품을 기획하고 있어요. 생활용품은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고 버려지는 만큼,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저희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제품뿐만 아니라 지구에도 도움이 되는 친환경 제품들을 꾸준히 내보내고 싶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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