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4명 구속인데…민변 최초 폭로 LH직원들은 4개월째 '0명'

중앙일보 2021.06.03 05:00 종합 6면 지면보기
석 달 동안 정부가 대대적으로 진행한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에 대한 중간결과가 2일 발표됐다. 그러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의 핵심이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에 대한 신병처리는 2명에 그쳤다. 경찰 안팎에서는 “관련 수사에 고전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석 달간 LH 직원 2명 구속 

정부는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2800여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3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수사 착수의 계기가 된 LH의 경우 전·현직 직원 77명, 친인척·지인 74명 등 151명을 적발해 4명(LH 직원 2명, 지인 2명)을 구속하고 126명에 대해 수사중이다. 구속된 LH 직원 2명 가운데 1명은 3기 신도시가 아닌 전북 완주 삼봉지구 인근 지역의 땅을 사들인 혐의로 구속됐다.

특수본 중간결과 발표, 총 34명 구속
주요 공직자 9명 구속, 287명 수사 중

 
앞서 정부의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는 지난 3월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기자회견이 도화선이 돼 시작됐다. 이들은 LH 전·현직 직원 10여 명이 올해 2월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광명·시흥 신도시 내 토지 2만3000여㎡(약 7천평)를 신도시 지정 전에 사들였다며 내부 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한 시민단체가 투기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직원 15명을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강사장’ 등 2명은 영장 재신청 단계

경찰 수사 과정에서 광명·시흥 3기 신도시에 가장 많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일명 ‘강사장’으로 불린 핵심 직원의 존재도 확인됐다. 그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광명시 옥길동과 시흥시 무지내동에서 22억5000만원에 사들인 4개 필지는 현재 38억원으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착수 두 달만인 지난달 17일 ‘강사장’으로 불린 LH 직원 등 2명에 대해 부패방지법 및 농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지난 28일 영장을 재신청해 검찰이 기록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나머지 13명에 대해서는 신병 처리에 대한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이들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입건이라고 본다면 15명은 (피의자로) 다 입건한 상태”라며 “나머지 직원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혐의로 계속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주요 공직자 구속은 9명 

정부는 지난 3월 경찰청에 1560명 규모의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설치해 공직자 투기 의혹을 포함해 부동산 시장의 불법행위 전반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특수본에 따르면 LH 직원 외에도 주요 공직자 399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해 내부정보를 이용한 9명을 구속하고 287명은 수사하고 있다. 주요 공직자 수사대상은 국회의원 13명, 지자체장 14명, 고위공직자 8명, 지방의회의원 55명, 국가공무원 85명, 지방공무원 176명, 기타 공공기관 47명 등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특수본은 고발사건 수사뿐 아니라, 적극적인 첩보수집과 3기 신도시 등 전국 개발지역 토지거래 7만여 건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땅 중심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의 부동산 관련 뇌물수수, 차명거래 혐의와 LH, SH공사 직원들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하여 제기된 의혹을 모두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