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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해외서 中 목소리 키워라"…지도부, '선전 비법' 집단 학습

중앙일보 2021.06.02 13:33
지난달 31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원들이 중난하이에서 해외 선전을 주제로 집단학습을 하고 있다. [CC-TV 캡처]

지난달 31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원들이 중난하이에서 해외 선전을 주제로 집단학습을 하고 있다. [CC-TV 캡처]

중국을 향한 미·유럽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31일 오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국제 커뮤니케이션' 능력 강화를 주제로 30차 집단학습을 가졌다고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일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68) 중국 국가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이야기를 잘 말하고, 중국의 목소리를 잘 전하고, 진실하고 입체적이며 전면적인 중국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양 쇠퇴·중국 우월론 주장 정치학자
시진핑 “믿을 수 있는 중국 알리고,
국제 발언권 강화, 여론 주도” 지시

중국 최고지도부가 해외 선전을 집단 학습한 것은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서양 주류 언론의 '중국 때리기'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해외선전을 대폭 강화했다. 2017년 미국의 CNN을 본 따 중국국제방송국(CGTN)을 신설하고, 2018년에는 중국중앙방송(CC-TV)과 CGTN, 중국인민라디오방송(CNR), 중국국제방송(CRI)를 합병해 ‘중국의 소리(Voice of China)’라는 초대형 매체를 발족시킨 바 있다.
지난달 31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원 집단학습에서 장웨이웨이 푸단대 중국연구원 원장이 해외 선전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CC-TV 캡처]

지난달 31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원 집단학습에서 장웨이웨이 푸단대 중국연구원 원장이 해외 선전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CC-TV 캡처]

 
이날 정치국 집단학습 강사로는 장웨이웨이(張維為·63) 푸단대 교수가 나섰다. 국제정치 전문가인 장웨이웨이 교수는 1980년대 중반 덩샤오핑과 중국 최고 지도자의 영어 통역으로 활약했다. 상하이 푸단대 중국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장웨이웨이 교수는 진찬룽(金燦榮·59) 인민대 교수와 함께 국제 정세를 보는 관점이 시진핑 주석과 비슷한 인물로 평가된다.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이미 미국을 초월했으며 중국식 모델과 제도의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는 동양이 번성하고 서양은 쇠퇴한다는 ‘동승서강(東升西降)’론의 입안자로 알려진다. 최근에는 각종 방송의 시사 프로에 단골 출연해 미·중 갈등과 관련 중국 측 대응 전략을 주로 알려왔다. 지난해 한 공개강좌에서 미·중 관계와 관련해 “중국 지도자는 문화혁명이라는 난세를 경험해 건달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며 중국 압박에 나선 미국을 ‘건달’에 비유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국제관계 참모로 알려진 진찬룽(왼쪽) 인민대 교수와 장웨이웨이(오른쪽) 상하이 푸단대 교수. [인터넷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국제관계 참모로 알려진 진찬룽(왼쪽) 인민대 교수와 장웨이웨이(오른쪽) 상하이 푸단대 교수. [인터넷 캡처]

 
시 주석은 이날 집단학습 마무리 발언에서 자신감을 강조했다. 그는 “당당하고 힘있게 국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건설해 중국 종합 국력과 국제적 지위에 걸맞은 국제 발언권을 갖춰야 한다”면서 “중국의 개혁과 안정적인 발전에 유리한 외부 여론 환경을 조성하고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국제회의나 포럼, 외국 주류 언론 등 플랫폼과 채널을 이용해 목소리를 내고, 각 지방과 부처는 각자 특색과 장점을 살려 풍부하고 다채로우며 생동하고 입체적인 중국 이미지를 보이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의 언어와 스토리텔링 시스템을 빨리 만들어야 하며, 좋은 논조를 파악해, 개방되고 자신 있으며 겸손하고 온화하게 믿을 수 있고, 사랑스러우며, 존경할 수 있는 중국 이미지를 만들도록 노력하라”고 덧붙였다.
 
해외 선전을 위한 제도적 대응과 함께 재정 투입 등 '실탄 마련' 도 지시했다. 그는 “국제 커뮤니케이션 능력 건설 강화를 당조직의 이데올로기 업무 책임제에 포함해 조직의 지도를 강화하고 재정 투입을 확대해 실제 업무를 추동하고 구체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라”고 강조했다. 향후 서구 언론에 맞서 중국이 대대적이 해외 선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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