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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용돈 주는 대덕구…연간 6억원 드는 재단 3개 만든다

중앙일보 2021.06.02 10:35
초등학생에게 용돈을 주기로 한 대전 대덕구가 재단 3개를 한꺼번에 만들기로 했다. 

3개 재단 출연금 전액 구 예산

 
 대덕구가 지난달 3일 한남대에서 용돈 지급 조례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뉴스1]

대덕구가 지난달 3일 한남대에서 용돈 지급 조례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뉴스1]

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아웃도어 매장 운영 경험 

2일 대덕구에 따르면 구는 대덕문화관광재단·대덕복지재단·대덕구경제진흥재단 등 3개 재단을 올해 안에 만들 계획이다. 이들 3개 재단에 연간 대덕구 예산 6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시·군·구 단위 기초 자치단체에서 재단을 이렇게 많이 만드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가운데 문화관광재단은 설립 관련 조례안은 지난 3월 구 의회를 통과했다. 대덕구는 조만간 대전시에서 재단 설립 허가를 받아 8월쯤 출범시킬 계획이다. 대덕구는 “전문성을 갖춘 민간인 중심의 문화관광재단을 설립해 지역 주민에게 문화 혜택을 많이 주겠다”고 말했다. 이 재단에는 대덕구가 연간 2억8000만원을 출연한다. 이 돈은 인건비와 사업비 등으로 쓴다. 
 
대덕구는 최근 문화관광재단 상임이사를 선발했다. 연봉 4600만원을 받는 상임이사는 아웃도어 매장 운영한 경험이 있는 50대 여성이 뽑혔다. 대덕구 관계자는 “상임이사가 아웃도어 매장을 운영한 것은 맞지만 문화 공간을 운영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여러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덕구는 문화관광재단 직원 5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6·7급 직원이며, 연봉은 2400만원~3200만원이다.
 
대전 대덕구 청사.중앙포토

대전 대덕구 청사.중앙포토

"구청 단위서 재단 설립은 무모해 보여" 

대덕구는 대덕복지재단, 대덕구경제진흥재단 설립도 서두르고 있다. 대덕구는 복지재단 설립 관련 조례는 다음 달 열리는 구의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복지재단 출연금은 연간 2억5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인건비가 2억원이다. 복지재단에서 일할 직원 5명도 새로 뽑을 계획이다. 대덕구 관계자는 “지역의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재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재단은 대덕구 출연금 9800만원으로 출범하기로 했다. 대덕구는 “경제재단에서 일할 직원 3명은 대덕구 공무원이 당분간 겸직하고, 향후 필요하면 별도로 채용하겠다”며 “경제재단은 지역 기업 도우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대덕구는 이들 3개 재단 사무실은 기존 지역 내 구 소유 공간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대덕구의 잇따른 재단 설립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재정이 열악한 구(區) 단위 자치단체에서 재단을 3개나 만드는 건 무모해 보인다”며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자기 사람을 챙기기 위한 수단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덕구의회 김수연 부의장은 “대전 5개 자치구에서도 재정자립도가 13.82%로 꼴찌 수준인 대덕구 살림살이가 ‘초등생 용돈 주기’ 같은 선심성 사업으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등생에 용돈 2만원씩 지급키로

앞서 대덕구는 오는 10월부터 초등학교 4~6학년 학생에게 매월 2만원씩 용돈(수당)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에 용돈을 받는 학생은 4256명이며, 예산은 10억2000만원이다. 
 
시민단체 출신인 박정현(더불어민주당) 대덕구청장은 “인구 유출을 차단하고 어린이 소비 권리 보장 등을 위해 용돈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덕구는 또 내년부터 초·중·고교 신입생에게 1인당 10만원씩(총 4억2490만원) 입학 축하금도 준다.
 
방송인 김제동. 연합뉴스

방송인 김제동. 연합뉴스

한편 대덕구는 2019년 방송인 김제동에게 강연비로 1550만원을 주려다 포기한 적이 있다. 박정현 청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연예인 한 명 부르는 게 뭐가 그리 잘못됐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저는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직도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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