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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엔 부러워하면서, 조국엔 침묵한다···"與 2030들 모순"

중앙일보 2021.06.01 16:48
전용기·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 의원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용기·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 의원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계속 이것(조국 사태)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수 없다. (지도부가) 입장을 전혀 표시 안할 수는 없다. ”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이 1일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한 말이다. 이 최고위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이날 출간되면서 ‘조국 사태’가 다시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것과 관련, “민주당의 길은 ‘민생의 길’이라는 것을 지금 분명하게 긋고 갔으면 좋겠다”며 “회고록이 이 시점에 나온 것이 상당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이 다시 조국 사태의 늪에 빠질 우려가 번지자 당 일각에서 제기된 “지도부가 분명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박용진 의원)는 요구에 대해 청년 몫 지명직 최고위원이 호응한 셈이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이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델리민주' 캡쳐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이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델리민주' 캡쳐

 

반성한다던 與 초선, “당이 나설 필요 없어”

그러나 여당 내 ‘청년’ 들 가운데 회고록 출간 소식이 알려진 후 조국 사태 관련 반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인사는 이 최고위원이 현재까지 유일하다. 4·7 재·보선 직후 패인 중 하나로 ‘조국 사태’를 꼽는 반성문을 내고, 20대를 초청해 “민주당은 ‘조국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느냐”(20대 남성 시민, 지난달 6일 더민초 간담회) 등의 쓴 소리를 들었던 초선 의원들은 다시 찾아온 ‘조국의 시간’ 앞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신 여당의 젊은 의원들은 ‘당 차원의 입장 표명은 필요 없다’는 주장을 더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해 조국 사태에 대한 당 차원의 사과 필요성에 대해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이었고, 법무부 장관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민주당에 당적을 보유할 수 없는 공무원 신분이었다”며 “민주당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운데 이걸 가지고 민주당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 의원인 장경태 의원도 지난달 31일 출연한 SBS 방송에서 “(조 전 장관이) 민간인 신분으로 회고록을 낸 것은 본인의 결백함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당이 나서서 개인을 옹호할 필요도, 비판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조국사태엔 ‘침묵’, 이준석 현상엔 “우리도 변해야”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가 열렸다.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가 열렸다.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반면 민주당 청년 의원들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불고 있는 ‘이준석 돌풍’에 대해선 “민주당도 바꿔야 한다”(김남국 의원)는 자세로 적극 환영하고 있다. 당내 최연소 의원인 전용기 의원은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정치는 시대의 흐름에 뒤쳐져 있다.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여야를 떠나 이준석 후보를 지지한다”고 적었다. 김남국 의원도 지난달 29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댓글을 달자 “덕분에 저희 당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선거 마지막까지 건승하시길 바란다”는 댓글로 화답했다.  
 
이처럼 청년 의원들이 조국 사태엔 침묵하는 동시에 ‘이준석 현상’을 부러워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 층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게 된 계기인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은 거부하면서, 세대교체 바람만 타고 싶어 한다는 비판이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조국 사태는 조 전 장관 개인의 문제를 떠나 민주당이 민심과 멀어지게 된 변곡점과 같은 사건”이라며 “20·30세대 지지를 되찾으려면 조국 국면에서 민주당이 보인 태도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외면한 채 야당에 부는 바람을 보며 부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조국 사태’와 ‘이준석 현상’은 둘 다 공정성과 관련된 현상”이라며 “전자를 회피하고 후자는 반기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윤 실장은 또 “이준석은 탄핵, 부정선거 음모론 등 민감한 당내 이슈에 대해 욕을 먹더라도 자기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지금의 이준석이 될 수 있었다”며 “민주당 초선들처럼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급을 꺼려서는 세대교체 바람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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