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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무급이면 굶어죽어…고용유지지원금 연장해야"

중앙일보 2021.06.01 15:26
 #. 아시아나항공 노사가 현재 온라인 서명운동에 한창이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뿐 아니라 항공업에 종사하는 다른 기업의 임직원들에게도 서명운동 동참을 독려 중이다. 서명운동의 주제는 ‘고용유지지원금’의 연장.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서 서명을 받아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항공ㆍ공항 노동자들의 최소 생계유지를 위해 반드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달 말 고용유지지원금 종료로 고용 불안 심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이달 말로 종료된다.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는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체의 고용유지를 돕기 위해 휴업ㆍ휴직 수당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해줘 근로자의 실직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유급휴직의 경우 최대 180일까지 정부가 휴업수당(평균 임금의 70% 선)의 90%를 지원하고, 나머지 10%는 해당 기업이 부담한다. 기업 입장에선 그만큼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올 1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의 적용을 받았다. 예정대로라면 이달 30일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은 종료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체력이 바닥난 대다수 항공사는 고용유지지원금 없이 임직원들의 고용을 현상태로 유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고용유지지원금의 지원을 받는 항공사 직원은 3만3000여 명 정도다. 여기에 지상 조업사 직원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대한항공, 전직원 50%가 1년 이상 유급 휴업

대한항공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여부와 관련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온라인 캡처]

대한항공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여부와 관련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온라인 캡처]

 
항공사 직원들은 불안하다. 각 회사 블라인드 등에도 고용유지지원 기간 종료와 관련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블라인드를 통해 “7월이 다 되어 가는데, 아무런 말이 없다. 무급이면 굶어 죽게 생겼는데.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라고 호소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의 경우 전체 직원 1만8000여 명 중 약 50%가 유급 휴업을 1년 이상 지속하고 있다.   
 

체력 떨어진 항공사 "방법이 없다" 

항공사들도 답답하기만 하다. 업계 1위인 대한항공만 화물부문의 선전 등에 힘입어 올 1분기 12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가 감소한 1조7498억원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 112억원의 영업손실과 23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각각 313억원(진에어)~873억원(제주항공)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현재로썬 자력으로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항공사는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다. [뉴시스]

지난 3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다. [뉴시스]

항공협회, 정부에 건의서 제출  

사정이 이러니 국내 항공 관련 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하고 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은 1일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을 위한 공동 호소문’을 발표하고 “국내 공항·항공업 15개사 소속 17만 항공산업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을 추가 연장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항공협회도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에 ‘항공업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연장 건의서’를 제출했다. 협회는 건의서를 통해 “올해 6월 말이면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이 만료되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항공 종사자 고용사정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며 “유급 지원 기간을 추가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도 이들의 어려움에 공감한다. 하지만,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과 관련해 이렇다 할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어려움은 잘 알지만,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지원 기간을 연장하면 추가로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정해진 바가 없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항공사와 지상 조업사의 고용 지원을 위해 2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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