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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수발에 애도 셋 키우라고?"…산아제한 완화에 中 워킹맘들의 반응

중앙일보 2021.06.01 14:22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며 1979년부터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도입한 중국이 40여년 만에 '세 자녀 허용' 방침을 내놨다. 2016년 '두 자녀'로 완화한 지 5년 만이다.  
 
급격한 인구 절벽이 우려되는 탓인데, 실제 효과가 있을진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중국 밀레니얼 세대의 젊은 부부들은 비용과 주거, 가사 등의 문제로 셋째는커녕 둘째도 쉽게 가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이 전하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신화통신은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 사용자들에게 '셋째 아이를 가질 생각이 있는지' 묻는 온라인 조사를 했는데 응답자 3만명 가운데 90%가 '절대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CNN에 따르면 이후 신화통신의 이 설문조사 항목은 조용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날 웨이보에서도 '세 자녀 허용'이 뜨거운 이슈였다. "지금도 힘든 데 세 자녀까지 키우긴 어렵다"는 게 웨이보에서 주로 공감을 얻는 의견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의 15세 이상 여성 노동률은 61%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57%), 한국(54%), 일본(54%)보다 높은 수치다.
 

中 워킹맘들 "둘째도 부담스러워" 

중국 베이징의 한 공원을 걷는 모녀.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한 공원을 걷는 모녀. [AP=연합뉴스]

SCMP는 일에 치이는 '워킹 맘'들이 양육에 드는 노동과 비용 부담 탓에 아이 낳기를 꺼린다고 전했다. 선전의 IT엔지니어 청민이는 "생후 6개월 된 아들의 사립 보육원료만 매달 8000위안(약 140만원)이 든다"며 "두 아이는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청년데일리 사회조사센터가 지난 3월 193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7.3%는 가사 부담 문제, 61.7%가 재정적인 어려움, 54%가 보육시설 부족, 41.6% 주택 마련 부담 탓에 둘째 아이 갖기를 꺼린다고 응답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공립 유치원 비율은 1977년 전체 유치원 중 77%였지만 2019년에는 38.4%로 감소했다. 영·유아를 위한 보육시설도 부족해서, 3세 미만의 아동은 전체 이용 아동 중 4.7%로, 대개 보육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원 이용 아동 중 3세 미만 비율은 OECD 회원국 평균 32%다.  
 
가사도우미 비용도 만만치 않아 일하는 여성은 아이를 주로 조부모에게 맡기고 있다. 중국 교육학회에 따르면 베이징과 광저우 등 6개 주요 도시 3600가구 대상 연구 결과, 80% 이상의 가구에서 미취학 아동 양육에 조부모가 참여한다고 응답했다.  
 

"부모 수발하고 애까지?" 웨이보 과거 게시물도 퍼져

한 웨이보 사용자가 "양가 부모 넷을 수발하고 이제 애 셋을 부양하라는 거냐"며 반발하는 글을 남겼는데 [웨이보 캡처]

한 웨이보 사용자가 "양가 부모 넷을 수발하고 이제 애 셋을 부양하라는 거냐"며 반발하는 글을 남겼는데 [웨이보 캡처]

 

"1980, 90년대에는 양가 부모 네명을 수발하고 이제는 애 셋을 부양하라는 거냐"는 내용의 한 웨이보 글은 3002회의 '좋아요'를 받았다. 이 게시물은 중국 당국이 산아 제한 정책을 세 명으로 완화한다는 얘기가 처음 흘러나왔을 당시 작성된 게시물인데, 중국 정부가 정책을 공식화하자 지난 하루 동안 트위터를 통해 퍼졌다. 현재 웨이보에서는 해당 게시물을 찾을 수 없다. 
 
중국 출생인구는 경제 발전 속도가 빨랐던 2000년대 들어 뚝 떨어지면서 '두 자녀 정책'을 펴기 시작한 이후에도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출생인구는 1200만명이었는데 이는 전년(1465만명) 대비 265만명 급감한 수치다. 가임기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합계출산율)는 1.3명으로 떨어졌다. 이달 초 발표된 '제7차 전국 인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신고를 한 산아는 1004만명이었다. 전년 대비 15% 급감한 수치다.  
 
7차 조사 결과 총인구수는 14억1178만명이다. 10년 전 조사보다는 5.38% 늘었지만 5년 내 인구수는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할 전망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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