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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 대란 막을 가이드라인 …수탁사, 운용지시 철회권 갖는다

중앙일보 2021.05.31 12:01
지난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사모펀드 사태 피해자들의 기자회견 장면. 뉴스1

지난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사모펀드 사태 피해자들의 기자회견 장면. 뉴스1

‘라임ㆍ옵티머스 사태’로 수탁사의 감시 책임이 한층 강화된다. 수탁사는 운용사의 투자계획과 달리 엉뚱한 곳에 투자하는지 확인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즉시 운용사에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또 운용사의 불명확한 운용 지시는 거부할 수 있는 철회권을 갖는다.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신탁업자의 수탁 업무처리 가이드라인’을 30일 발표했다. 수탁 대란을 막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사모펀드 사태로 수탁사의 감시 책임이 강화되자 은행권은 수탁업무를 꺼렸다. 손에 쥐는 수탁 수수료는 적은데 책임은 배로 커졌기 때문이다.  
 
수탁사의 외면으로 사모펀드 업계가 고사위기에 처하자 금감원을 비롯해 금융투자협회, 수탁사, 한국증권금융 등이 참여한 ‘수탁업무 태스크포스(TF)팀’이 지난 2월 구성됐다. TF팀은 금감원의 사모펀드 수탁업무 점검 내용을 비롯해 법령, 업계 건의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모범 규준을 마련했다. 한마디로 수탁사의 감시 업무와 책임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한 가이드라인이다.
 
주요 은행의 사모펀드 수탁 계약 건수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이영 국민의힘 의원실, 금융감독원]

주요 은행의 사모펀드 수탁 계약 건수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이영 국민의힘 의원실, 금융감독원]

 
수탁사는 펀드에 들어온 자산을 보관하고 운용사의 지시에 따라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파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은행이 수탁사를 맡는다. 가이드라인에는 보다 명확하게 업무 범위를 명시했다. 자산을 보관ㆍ관리하는 것은 기본이고, 운용지시에 따른 자산의 취득과 처분, 수익증권 환매대금 등 지급, 운용지시 감시 업무다.

 
수탁사의 역할로 새로 추가된 게 바로 운용지시 감시 업무다. 공모펀드와 일반투자자 대상 사모펀드가 대상이다. 전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는 운용행위 감시의무에서 제외했다.  
 
수탁사는 운용사의 지시에 따라 주식 등을 사고팔 때 투자설명자료와 위반 여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처럼 운용사가 투자 계획과 다르게 실체가 불분명한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다. 감시 절차도 마련했다. 감시업무 체크리스트를 기준으로 구축된 감시업무 시스템에 따라 감시업무 수행 후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운용사에 시정 요구하도록 했다.  
 
수탁사의 감시 책임이 강화된 만큼 권한도 커졌다. 먼저 수탁사는 감시 업무를 위해 운용사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이때 운용사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거부할 수 없다. 또 운용사가 불명확하게 운용지시를 할 경우 수탁사는 운용지시 철회를 요구할 수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내규 개정 등 준비 기간을 고려해 다음 달 28일부터 시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신탁업자의 운용행위 감시 업무 관련 책임과 의무의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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