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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틱톡의 전략은 먹힐까

중앙일보 2021.05.30 14:00

사람들은 점점 뭔가를 '직접' 찾지 않을 겁니다.

  
지난 4월, 우리나라에서는 '틱톡'으로 더 알려진 중국의 더우인(抖音)이 본격적인 전자상거래 업계 진출을 선언하며 한 말이 있다. 앞으로 틱톡은 '흥미 커머스(兴趣电商)'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이하 편의상 '더우인' 대신 한국인에게 더 익숙한 '틱톡'으로 표기
 지난 4월 8일, 더우인 전자상거래 부문 총책임자 캉저위(康泽宇)가 '흥미 커머스'를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출처=틱톡]

지난 4월 8일, 더우인 전자상거래 부문 총책임자 캉저위(康泽宇)가 '흥미 커머스'를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출처=틱톡]

  
무려 6억2천만명의 월간 활성사용자 수, 이미 바이두를 넘어선 이용자 검색량. 이 정도 규모를 달성하고 나니, 여타 다른 플랫폼들의 발전 수순처럼 온라인 커머스도 욕심을 내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 커머스'라는 단어는 조금 생소하다. 물건 판매를 중개하는 것에도 방법이 다 다르다는 얘길까?

  
틱톡이 언급한 이 방식은 곧 콘텐츠를 통해 느끼는 흥미를 구매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재미있는 영상 하나를 보고 나면 종종 '저 물건 가지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곤 하는데, 바로 이런 포인트를 노리는 것이 '흥미 커머스'다. 콘텐츠의 흥미가 곧 구매로 전환된다 하여 흥미 커머스는 '콘텐츠커머스(内容电商)', 혹은 '쇼핑식커머스'라고도 불린다.
  
[사진출처=셔터스톡]

[사진출처=셔터스톡]

흥미 커머스 = '쇼핑하듯' 물건 사는 방식?

 
일반적으로 우리가 마트에 가는 이유는 어떤 물건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트 밖을 나올 때 쇼핑백을 보면 언제나 사려던 물건보다 많은 물건이 담겨 있곤 한다.  
  
계란을 사러 갔다가도 시식 코너 김치 맛이 좋아서(콘텐츠) 집에 있는데도 또 산다거나(구매), 수산코너 직원의 시원시원한 미소와 응대(콘텐츠)에 저녁 찬거리를 바꾸는 것(구매), 신제품 과자의 재치 있는 포장문구(콘텐츠)에 이끌려 카트에 담는다던가(구매) 하는 경우가 그렇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구매한 계란과 과자는 비록 한 봉지에 담겨있긴 하지만, 구매에 작용한 '동기'는 다르다는 것이다. 계란은 필요에 의해서, 과자는 흥미에 의해서 구매했기 때문이다. 계란은 '능동적 소비', 과자는 '수동적 소비'다. 계란은 필요하니까 마트에 가면서까지 구매했고, 과자는 간 곳에서 '호기심'에, 혹은 '흥미'에 의해 수동적으로 구매해서다.
  
[사진출처=셔터스톡]

[사진출처=셔터스톡]

온라인 커머스에서도 비슷하다. 어떤 제품에 대한 '필요'를 느꼈을 때, 우리는 '검색'이라는 능동적 행위를 통해 필요한 제품을 찾는다. 타오바오나 핀둬둬, 쿠팡 혹은 네이버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흥미 커머스'는 반대로 소비자들의 수동적 소비 욕구를 파고든다.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같은 첨단 IT기업들도 탐냈을 만큼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한 번 앱을 실행하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계속 보게 된다는 말처럼, 이 알고리즘은 '절묘하게' 이용자의 취향을 파악해 비슷한 영상을 계속 추천해 준다.
  
이렇게 알고리즘이 슥 내민 영상 속에 '커머스'를 섞겠다는 게 틱톡의 생각이다. 콘텐츠와 상품의 대범람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겪는 '선택의 피로감'을 역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콘텐츠 분야에서 추천 알고리즘으로 성공을 맛보며 자신감을 쌓은 틱톡은 이제 기존 업계 방식과 다른 공략집을 들고 타오바오, 징둥, 핀둬둬 같은 강자들에게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더우인에서 티셔츠를 판매하는 크리에이터 [사진출처=더우인@dabao118 ]

더우인에서 티셔츠를 판매하는 크리에이터 [사진출처=더우인@dabao118 ]

  

"무모한 도전" 비판적 의견 역시 많아

 
하지만 틱톡의 새로운 시도가 '무모하다'는 의견 역시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흥미 커머스'가 완전히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생태계', 혹은 '문화'가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플랫폼 내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구매 경험'이 쌓여야 하고, 판매자들 역시 지속해서 좋은 퀄리티의 영상과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선순환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크리에이터들이다. 오직 판매만을 목적으로 영상을 제작할 경우 앱 이용자들은 거부감을 느낀다. 물건 구매 욕구가 아닌 '앱 이탈 욕구'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판매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개인 크리에이터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면서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상품의 퀄리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역시 중요해졌다.
  
[사진출처=셔터스톡]

[사진출처=셔터스톡]

틱톡은 '오락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커머스와 엮이는 상품군이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도 있다. 코믹한 영상을 보면서 생필품을 판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실제로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가장 많이 구매하는 것 역시 생필품이다. 2020년 중국국가통계국 발표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가처분소득 중 소비의 85%는 식료품, 거주, 교육, 의료 등의 기초 생활필수품이나 서비스에 쓰이고 있다.
  
추천되는 제품들의 구매전환율이 높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 역시 있다. 이용자들이 추천받은 영상 속의 한 제품에 대해 흥미를 느꼈다고 해도, 반드시 그 영상에 연결되는 페이지에서 상품을 구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같은 상품을 타오바오나 핀둬둬 등에 다시 검색해서 '최저가' 제품을 찾아 구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격과 디자인 등 다양한 상품을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이러한 추천 방식 커머스의 약점이라는 지적이다.
 5/25-6/18 25일간 진행되는 6.28 틱톡 쇼핑축제 [사진출처= 틱톡 6.18쇼핑축제 포스터]

5/25-6/18 25일간 진행되는 6.28 틱톡 쇼핑축제 [사진출처= 틱톡 6.18쇼핑축제 포스터]

  
틱톡의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혁신적'이었다. 알고리즘 추천 기반 뉴스 서비스 진르터우탸오(今日头条)가 나왔을 때도, 틱톡(抖音, 더우인)이 처음 나왔을 때도, 사람들은 이들 서비스가 가져온 혁신과 그 편리함에 감탄하곤 했다. 시대적 요구를 읽어내 사람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줄, 편리하고 재미있는 서비스들을 척척 내놓아서다.

  
다가오는 중국의 쇼핑축제 '618'을 맞아 처음으로 틱톡은 '6.18 틱톡 쇼핑축제'를 홍보하며 5월 25일부터 25일에 걸쳐 쇼핑 행사 개최를 알렸다. 이는 곧 기존 전통 커머스 업계에 대한 도전을 의미하는 '도전장'이기도 하다. 틱톡의 예견은 이번에도 들어맞을까?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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