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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1위, 당심 2위 돌풍···'85년생' 이준석 전략 먹혔다

중앙일보 2021.05.28 18:11
국힘의힘 차기 대표 선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경쟁 후보들을 크게 앞지르며 1위로 본선 무대에 올랐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당 대표 후보 8명 중 5명으로 가려내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 선관위는 후보별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앙일보 취재결과 종합순위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41%로 2위를 한 나경원 전 의원(29%)을 12%포인트 앞섰다. 이어 주호영(15%)·홍문표(5%)·조경태(4%) 의원 순으로 3~5위를 차지했다. 김은혜·김웅·윤영석 의원은 탈락했다.
 
이번 예비경선은 지난 26~27일 여론조사업체 두 곳에서 각각 시민(더불어민주당 지지층 배제) 1000명(반영비율 50%)과 당원 선거인단 1000명(50%)을 상대로 조사했다. 그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민심(1위)은 물론 당심(2위)에서도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8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자 초청 경북도당 핵심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8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자 초청 경북도당 핵심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복수의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시민 여론조사에선 51%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나 전 의원(26%), 3위는 주 의원(9%)이었다. 홍 의원과 조 의원이 각각 4위(5%)와 5위(3%)였다. 당원 조사에선 나 전 의원이 32%로 1위였으며 이어 이 전 최고위원 31%, 주 의원 20%, 조 의원 6%, 홍 의원 5% 순이었다.
 
그동안 당 내부에선 이 전 최고위원 지지율 상승세를 대중적 인지도와 30대 최연소 주자라는 상징성에 쏠린 일시적 거품 현상쯤으로 치부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뚜껑을 열어보니, 지지세가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그를 대하는 민심과 당심의 간극도 과거만큼 크지 않았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영남 출신이 많은 당원 조사에서도 TK(대구·경북) 유일 주자인 주 의원을 비롯해 당원 관리에 공을 들여 온 다른 중진 후보들에 월등히 앞섰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개혁 보수로 나아가야만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는 보수 진영의 전략적 선택과 공식 출마선언 후 줄곧 대구에 머물며 집중 유세를 편 이 전 최고위원의 선거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발표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이준석,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후보.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발표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이준석,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후보. 오종택 기자

 
이 전 최고위원이 1위로 예비경선을 통과하면서, 단순히 청년 정치인의 도전 수준을 넘어 ‘85년생 보수당 대표’가 현실화될 지 주목된다. 익명을 요청한 당 관계자는 “예비경선 결과 발표로 이준석 바람은 돌풍이자 대세임이 표로 입증됐다”며 “2위를 한 나 전 의원과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 격차인데 이 정도면 본선에서도 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번 예선 득표비율 수치를 그대로 본선 룰(시민 30% 당원 70%)에 대입해 봐도 이 전 최고위원이 나 전 의원을 7%포인트 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이 전 최고위원의 선전으로 ‘30대 0선 이준석 vs 50대 이상 4·5선 중진’이란 신구 대결 구도가 뚜렷해졌다. 앞으로 당내 초선·신진 세력은 세대교체·인적 쇄신을 앞세운 이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이 전 최고위원은 김웅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낙선 인사에 “형님이 초반 분위기를 주도해 주셔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댓글을 남겼다. 컷오프된 김은혜 의원은 “변화의 바람을 멈춰 세울 수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 당의 한 초선 의원은 기자에게 “두 번 다시 이런 쇄신의 기회는 없다. 당내 초선·소장 세력과 최대한 연대해 이 전 최고위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가 열렸다.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가 열렸다.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높아지는 당심 비율과 중진 그룹의 이합집산 여부 또한 변수로 떠올랐다. 당원 여론조사에선 나 전 의원이 1%포인트 차이긴 하지만 1위를 한 데다, 주 의원도 당원 조사는 20%로 선전했다. 여기에 당심의 반영 비중이 ‘50%→70%’로 커지기에 본 경선은 다른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당원들이 사표 방지와 ‘이준석 방어’를 위해 전략적으로 나 전 의원이나 주 의원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진 후보 간 밀어주기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예비경선 결과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네거티브 없이 끝까지 비전과 미래로 대결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젊은 보수에 어필하려는 듯 글귀엔 '-_-v'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반면 추격에 나선 경쟁 후보들은 경륜을 통한 대선 관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당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정권교체를 위한 리더십은 변화만으론 안 된다”고 했고, 주 의원은 “기존 시스템에 상처를 주는 변화는 큰 선거를 앞두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본선 후보 5인은 앞으로 2주간 TV토론 5차례와 권역별 합동연설회 4차례를 진행한다. 본경선은 다음 달 9~10일 이틀간 이뤄지는 당원 투표와 시민 여론조사를 각각 70%, 30% 합산해 11일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한다. 한편 국민의힘 선관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본경선 일반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예비경선에 이어 본경선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조사 대상으로 한정해 여론 왜곡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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