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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중학 동창 비극···성추행하다 혀 잘렸다고 살해·시신유기

중앙일보 2021.05.28 15:33
전주지방법원 전경. 연합뉴스

전주지방법원 전경. 연합뉴스

중학교 동창을 살해하고 시신을 전북 익산시 미륵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70대 남성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현덕) 심리로 열린 A씨(72)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은 A씨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를 설명했다. 
 
A씨는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다 신체 일부가 절단되자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는 강제로 입맞춤을 당한 피해자가 저항하자 머리와 팔, 다리 등을 마구 때려 쇼크 상태에 빠지게 했다”며 “피해자의 저항으로 신체 일부가 절단된 A씨는 폭행을 이어가 결국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시신을 방치하다가 화장실로 옮기고 추후 승용차를 이용해 미륵산으로 이동했다”며 “산에 도착해 시신을 낙엽으로 덮어 유기했다”고 덧붙였다.
 
강간 등 살인 혐의는 강간, 유사 강간, 강제추행 등을 범한 자가 다른 사람을 살해한 때에 적용된다.
 
A씨 변호인 측은 “A씨는 피해자에게 입맞춤하다 혀가 절단돼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A씨는 피해자가 자신의 폭행으로 사망한 것이 아닌 피해자가 기도하던 중 과로나 다른 이유 등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A씨는 악성 정동장애를 앓고 있고 사건 발생 당일에도 증상이 심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정신감정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A씨의 폭행과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없고, 만약 A씨의 폭행으로 사망했다 하더라도 A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 등을 위해 재판을 속행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6월 10일 열린다.
 
A씨는 지난달 4∼5일 전북 익산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B씨(73·여)를 성추행한 뒤 무차별 폭행, 숨지게 하고 시신을 미륵산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신을 발견한 등산객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가 시신을 옮기는 아파트 폐쇄회로(CC)TV 장면 등을 확보해 A씨를 긴급체포 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경찰에서 “나는 목사이고, 피해자는 집에 찾아온 다른 교회 성도”라며 “피해자가 먼저 폭행을 하길래 똑같이 때리긴 했지만 죽을 만큼은 아니었고,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자신의 주거지를 근거로 목회활동을 하면서 자칭 목사라 주장했으나 목사로 등록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피해자의 사인은 ‘다발성 외상에 의한 쇼크사’였다. 담당 부검의는 피해자가 심한 폭행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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