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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직원 메모 남기고 극단선택···"상사 갑질" 글 확산

중앙일보 2021.05.28 10:34
네이버. 연합뉴스

네이버. 연합뉴스

국내 유력 IT 기업인 네이버의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네이버 사원 극단 선택…“업무 스트레스” 메모

분당경찰서.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분당경찰서.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28일 경기도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네이버 직원 40대 A씨가 사망했다. 아파트 경비원이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해 경찰 등에 신고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끝내 숨졌다.
 
A씨는 사망 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메모를 보면 A씨가 업무 관련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이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선 직장동료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가 사망한 것을 두고 최근 온라인에서는 “직장상사의 갑질과 폭언으로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추측성 글이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직원이 네이버 옆 건물에서 사망했다는 글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메모 내용 등을 토대로 사망 원인 등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죽음과 직장 내 괴롭힘 등이 연관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관련이 있는 일부 네이버 직원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쳤다”며 “연관성이 있는 네이버 직원에 대한 조사를 순차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블라인드에는 추모 글 잇따라

네이버. 연합뉴스

네이버. 연합뉴스

네이버 직원이 모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를 비난하는 글이나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인드는 회사 e메일 등과 같은 인증을 거쳐야 가입할 수 있다.
 
한 네이버 직원은 A씨 죽음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현재 거론되는 이들의 보직 이동과 사내 시스템 접근을 막아야 한다. (네이버가) 피해 직원을 하루 만에 (조직도에서) 삭제했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지켜보겠다”면서다. 이 직원은 “경찰이 주변인 조사를 한다는데 상위 조직장 눈치 안 보는 환경을 만들어달라. 메신저 대화 자료 등이 보존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직원은 “고인이 십년 넘게 몸 바쳐 일한 직장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동분향소를 회사 1층에 차려달라”고 적었다. “오늘 발인으로 아는데 좋은 곳에 가시길 바란다. 고인이 자녀 편지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을 해둔 것을 봤는데 계속 떠오른다”는 직원도 있었다. 네이버 계열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갑질로 직원이 극단 선택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회사 분위기가 흉흉해졌다”고 전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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