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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韓지지 확보 닷새만에…“코로나 기원 조사” 中 때렸다

중앙일보 2021.05.28 05: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정보당국에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90일동안의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 한ㆍ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명시한 게 바로 닷새 전이라 시기가 의미심장하다는 지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 3월 정보당국에 코로나19가 동물과의 접촉에서 온 것인지, 실험실 사고로 발생했는지 등 최신 분석을 진행하라는 임무를 맡겼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초 보고를 받았는데, 현재 정보 당국 중 2곳은 동물에서, 1곳은 실험실에서 유래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며 두 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가능성을 모두 제시했다.

바이든 "90일 내에 코로나19 기원 보고하라"
사전에 한ㆍ미, 미ㆍ일과 '투명한 조사 지원' 합의

 
이어 "더욱 확실한 결론에 다다를 수 있도록 정보당국이 더 노력해 90일 내에 보고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사에는 연구소, 정부 기관도 참여하고 의회에도 조사와 관련해 의회에도 충분히 보고하도록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 기원 조사 관련 성명 [백악관 캡쳐]

조 바이든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 기원 조사 관련 성명 [백악관 캡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다시 띄운 셈이다. 중국은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음모론"이라며 반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한 바이러스' 등으로 코로나19 문제로 중국을 공격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 우한 발원을 의심하면서도 공식 입장은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수위 조절을 해왔다. 그런데 갑자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기원했을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이제 본격적으로 진위 여부를 따져봐야겠다는 결전을 결심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특히 시점이 공교롭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한ㆍ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우리는 코로나19 발병의 기원에 대한 투명하고 독립적인 평가・분석에 대한 조사를 지원할 것"이라고 명시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ㆍ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같은 내용이 담겼고, 이에 더해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대한 개입과 부당한 압력이 없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의 전통적 동맹이자 '쿼드(Quad)' 국가 중 하나인 호주는 이미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중국은 이에 호주산 와인, 보리 등에 대한 관세 보복으로 대응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동맹국인 호주, 일본에 이어 한국의 지지까지 확보한 뒤 코로나19 발병 근원을 명분으로 본격적인 중국 때리기에 나선 모양새가 된 것이다. 앞서 지난 3월에도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과 공동으로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간섭이나 부당한 영향을 배제한 투명하고 독립된 분석과 평가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코로나19 기원 조사 문제에서 미국과 입장을 함께한 정부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한ㆍ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문제가 명시돼 중국이 "불장난", "내정간섭"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이는 터다. 그나마 이같은 중국의 태도가 하루만에 다소 누그러져 "한국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 "한국의 노력을 평가" 등 입장으로 선회해 정부는 한숨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코로나19 기원조사를 둘러싸고 미ㆍ중 갈등이 재점화할 경우 정부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질 수 있다. 한ㆍ미 간 공동성명으로 확약한 '투명한 조사 지원'에 대해 이제 와서 발을 뺄 수는 없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호주의 사례처럼 중국이 구체적인 경제 보복에 나설 경우를 고려한 대응책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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