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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쇼백신' 예약, 카톡·네이버로 한다…첫날은 '하늘의 별따기'

중앙일보 2021.05.28 05:00
27일부터 카카오톡과 네이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백신’ 실시간 예약이 가능해지면서 예약 체계가 보다 편리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간 예약자의 당일 건강 상태가 나빠 접종하지 못한 백신(잔여백신)은 병원별로 예약을 받아 접종해왔지만, 일일이 유선 연락을 통해 접종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커서다. 그러나 접종 희망자가 워낙 많은 데다 잔여백신 수량이 적어 당일 예약이 쉽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카톡·네이버로 '잔여백신' 예약하고 알림도 

27일 시작된 카카오ㆍ네이버 '잔여백신' 예약탭. 오후 3시30분 기준 대부분 지역에 잔여백신이 '없음'으로 뜬다. [카카오톡 화면 캡처]

27일 시작된 카카오ㆍ네이버 '잔여백신' 예약탭. 오후 3시30분 기준 대부분 지역에 잔여백신이 '없음'으로 뜬다. [카카오톡 화면 캡처]

이날 오후 1시부터 휴대전화 카카오톡 앱의 샵(#) 탭에는 '잔여백신'이라는 항목이 새롭게 추가됐다. 항목을 터치하자 기자가 위치한 지역 주변의 접종가능 병원과 잔여백신 수량이 지도상에 표시됐다. 지도에 표시된 기관 중 한 곳을 클릭하니 '알림신청' 창이 떴다. 잔여백신이 발생하면 안내 메시지가 오도록 하는 서비스다. 잔여백신 접종은 만 30세(1992년 1월1일 이전 출생) 이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해당 서비스를 시행한 건 개봉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백신은 폐기해야 하는 탓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개봉 후 실온에서 6시간이 지나면 접종할 수 없다. 잔여백신 희망자를 위한 예약 체계가 따로 없어 접종 가능 병원을 찾기 어려웠던 이유도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접종기관을 파악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병원에 일일이 접종 가능 여부를 물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며 “물량이 생기더라도 희망자가 백신 폐기 시간 내에 병원에 올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서비스 출시 배경, "예약·매칭 불편, 경쟁 치열"

백신을 접종하는 위탁의료기관에 잔여 백신이 없을 경우, 알림신청을 해놓으면 물랴이 생길 경우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 화면 캡처]

백신을 접종하는 위탁의료기관에 잔여 백신이 없을 경우, 알림신청을 해놓으면 물랴이 생길 경우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 화면 캡처]

실제로 예약 시스템이 없었던 탓에 희망자와 매칭이 어려웠던 것도 서비스 출시의 배경이 됐다. 서울 A구청 관계자는 “구청 예방접종센터에서 갑자기 잔여백신이 생긴 경우 자원봉사자나 근무자에게 접종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B구청 관계자는 “통상 5~10% 노쇼가 생긴다고 보고 처음부터 그만큼 초과 예약을 받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약 경쟁도 치열했던 이유도 있다. 울산 지역 한 접종 희망자는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지난 6일부터 오전 중으로 병원 여섯 곳에 대기를 걸었지만 대기 1번인 곳에서도 소식이 없었다”고 전했다. 다른 접종 희망자는 “(잔여접종이 가능하다는) 기사가 뜬 첫날 예약을 걸었지만, 병원에선 감감무소식이었다. 해당 병원에 노쇼가 한 명도 없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광화문 인근의 C병원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취소 인원이 적어 애당초 잔여백신 물량이 별로 없었다”고 답했다.
 

“예약해도 전산오류”…‘하늘의 별 따기’

27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코젤병원에서 의료진이 어르신에게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27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코젤병원에서 의료진이 어르신에게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그러나 이날 카카오와 네이버가 예약 시스템을 출시했음에도 당일 예약은 쉽지 않았다. 기자가 직접 예약을 시도한 결과 27일 오후 3시30분 현재 서울시청이 있는 서울 중구와 종로구 인근 약 70여개 접종기관 중 잔여백신이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떴다. 광화문 인근의 D병원 관계자는 “이미 전화 예약한 대기자가 100명을 넘어선 탓에 일주일 전부터 예약을 마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이 모씨(36·남)는 “잔여백신 예약에 성공해 성남시 분당구의 병원까지 서둘러 갔지만 전산오류였다”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정부가 내달부터 백신 1차 접종자에 대해선 직계가족모임 인원제한에서 제외하고, 7월부터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도 잔여백신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접종 완료자는 오는 7월부터 식당 인원제한에서도 제외된다. 시민 유 모씨(31·여·서울시 양천구)는 “1년 가까이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기회가 된다면 빨리 잔여백신을 맞고 싶다”고 말했다. 승무원 황 모씨(28·여)는 “해외출장 시 감염이 두렵다”며 “만 30세 미만도 맞을 수 있는 백신이 하루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존 예약자 미접종 확인 후 많이 등록할 것”

27일 오후 5시 기준 목포시청 기준으로도 인근 위탁의료기관의 잔여백신 물량이 대부분 '없음'으로 뜬다. [카카오톡 캡처]

27일 오후 5시 기준 목포시청 기준으로도 인근 위탁의료기관의 잔여백신 물량이 대부분 '없음'으로 뜬다. [카카오톡 캡처]

특히 백신 사전예약률이 평균보다 높은 지역은 잔여백신을 찾기가 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광역시청을 중심으로도 잔여백신이 있는 위탁의료기관은 '제로'(0)였다. 다만 목포시청을 기준으로 인근 병원에는 1~3개 물량이 남은 곳이 눈에 띄었다. 전남 지역은 다음 달 3일까지 예정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전예약률이 73.6%(26일 기준)로 전국 평균(60.1%)보다 12.5%포인트 높았다. 전남도가 26일 밝힌 1분기 접종 대상자 접종률은 87.2%에 달한다.
 
한편 정부는 대다수 위탁의료기관에서 잔여백신이 '0'으로 표시되는 상황에 대해 “아직 해당 기관에서 잔여백신을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접종을 종료하기 직전에는 많이 등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입장에선 사전 예약자가 접종하러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잔여백신을 등록하기 때문에 ‘시차’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정원·진창일·김정석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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