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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자” 하루 접종 64만명 신기록, 잔여백신앱은 먹통

중앙일보 2021.05.28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27일부터 네이버와 카카오 앱을 통해 접종 현장에서 남은 백신을 조회 후 예약해 맞을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연합뉴스]

27일부터 네이버와 카카오 앱을 통해 접종 현장에서 남은 백신을 조회 후 예약해 맞을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연합뉴스]

“어차피 맞을 거면 나부터 맞아야 다른 사람도 맞지 않겠냐. 맞으니 홀가분하다.”
 

65세 이상 접종-잔여백신앱 첫날
65~74세 접종자는 56만명 달해
“맞으니 안심, 불안감 사라져 좋다”
‘노쇼백신’ 신청 몰려 수백명씩 대기

27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최모(72·경기도 고양시)씨의 말이다. 이날 최씨와 같은 만 65~74세 일반 성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됐다.
 
오전 9시 최씨가 예약 시간에 맞춰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0여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담당 의사의 예진 뒤 주사를 맞은 최씨는 이상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15분간 대기 후 병원에서 나왔다. 최씨는 “처음엔 AZ 백신이 미국에서 승인되지 않아 고민이 됐다”며 “막상 백신을 맞고 나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에서 접종을 마친 김충규(71)씨도 “불안감이 사라져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이 커 차라리 맞는 게 낫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시에서 접종을 마친 김모(65)씨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맞고 나니 뭘 그렇게 고민했나 싶다”며 웃었다.
 
부작용에 대한 걱정 때문에 접종을 꺼릴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65~74세 성인들은 앞다퉈 접종했다. 이날 하루에만 전국 1만3000여 곳의 위탁의료기관에서 AZ 백신을 접종한 65~74세 성인은 56만2000명에 달했다. 8만2000명의 75세 이상 접종자를 더한 하루 접종자 수(오후 6시 기준)는 64만 명을 넘었다. 지난달 30일의 일일 접종자 수 최대치(30만7000명)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날 1차 접종을 마친 이들은 8월 12일 2차 접종을 한다. 예약은 다음 달 3일까지 가능하다.
 
65~74세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65~74세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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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네이버·카카오톡 앱의 ‘잔여 백신 당일 예약’ 서비스도 시작됐지만 접종이 가능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 종로구 일대 백신 위탁의료기관 10곳에 직접 문의한 결과, 당일 예약으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이미 한 달 전부터 ‘노쇼 백신’을 맞겠다고 병원에 직접 예약을 걸어둔 대기자가 최대 200명에 달해서다.
 
서비스가 시작된 오후 1시, 네이버 ‘잔여 백신’ 페이지에서 서울 일대를 검색하면 ‘0’이라는 숫자만 떴다. 카카오톡 잔여 백신 페이지는 서버가 먹통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종종 “방금 잔여량 1개가 떠 바로 예약했다”는 후기가 올라왔지만 “계속 새로고침을 해도 안 나온다. 서버가 작동하긴 하는 거냐”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종로구 A이비인후과는 “현재 예약자가 80명 정도라서 예약을 안 받고 있다. 오늘은 노쇼가 없다”고 했다. B이비인후과는 “백신이 3병밖에 안 들어와 한 병당 최대 12명, 총 36명밖에 못 맞는다. 대기자를 160명이나 받아놨는데, 너무 적게 들어왔다”고 했다.
 
온라인에선 의외라는 반응이다. “AZ 백신이라고 기피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럴 줄 몰랐다”는 것이다. “예약하기가 나훈아 콘서트보다 힘든 것 같다” “일단 동네 의원에 대해 모조리 알림 설정을 해놨다”는 글도 있었다. 잔여 백신 예약은 1992년 1월 1일 이전 출생자만 가능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7월부터는 백신 1차 접종자에게 ‘노 마스크’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힌 만큼 젊은층 사이에서 맞겠다는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우림·권혜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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