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文, '5년차도 확장재정' 천명…건전성 부담 떠안는 차기정부

중앙일보 2021.05.27 18:40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적어도 내년까지는 경기의 확실한 반등과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해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2021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이 경제의 균형추가 되어 부족한 가계와 기업의 활력을 보완하고 계층 간 부문 간 양극화를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재정 분야의 최고위 의사결정회의다. 이날 정해진 기조는 내년도 예산 편성의 기초가 된다.
 
문 대통령이 밝힌 내년도 예산 정책의 가이드라인은 더 강력한 확장재정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1분기에 이미 GDP(국내총생산)가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연간 성장률이 11년 만에 4%대로 올라설 거란 전망이 나온다”며 “재정이 마중물이 되고 가계와 기업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아직 반쪽의 회복에 그치고 있고, 나머지 반쪽은 아직도 그늘 속에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재정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방역 상황과 경제 여건 변화에 곧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큰 폭으로 증가한 추가 세수를 활용한 추가적인 재정 투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우리도 뒤질 수 없다. 2025년까지 160조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한국판 뉴딜’을 시작으로 새로운 산업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21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을 이어가던 중 홍남기 경제부총리 쪽을 바라보고 있다. 홍 부총리는 2019년 회의 때 "국가채무비율 40%를 지켜야한다"며 재정 건정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21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을 이어가던 중 홍남기 경제부총리 쪽을 바라보고 있다. 홍 부총리는 2019년 회의 때 "국가채무비율 40%를 지켜야한다"며 재정 건정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회의에서 참석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혁신적 포용전략을 강화하고 코로나 위기를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당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보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며 “국무위원들이 현장에서 목소리를 듣고 제도 개선의 노력을 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최근 위기 대응 과정에서 국가 채무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확대재정에 따른 재정 건전성 문제를 언급했다. 특히 “경제가 정상궤도로 복귀한 이후도 대비해야 한다”며 “위기를 맞아 한시적으로 추진하고 확대했던 사업들에 대한 출구전략도 미리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김부겸 총리(오른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김부겸 총리(오른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대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문 대통령이 임기 말이 되자 그동안의 적자 재정 상태에 대한 책임을 표명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관련 언급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확장 재정 정책을 내년까지 이어가기로 하면서 차기 정부는 상당한 재정 부담을 안고 출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완 지속가능발전연구소 소장은 “단순한 재정 건전성 수치보다 가계부채와 정부부채가 동시에 한계에 이르러 재정 여력이 거의 없어졌다는 점이 더 위험하다”며 “이미 확대된 복지지출까지 감안하면 남은 카드는 사실상 증세밖에 없는데, 임기말 정부와 차기 정부가 증세에 대한 ‘폭탄 돌리기’를 하게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김부겸 총리(오른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김부겸 총리(오른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현재 국회에선 코로나 손실보상과 관련 소급 보상까지 논의되고 있다.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까지 감안하면 재정 팽창을 제어하기는 더 어려워질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회의 서면브리핑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지속하면서도 중장기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유지될 수 있는 중기 재정운용 방향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고만 전했다. 구체적 재정 균형 전략 등은 소개하지 않았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