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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범위 늘린 확률형 아이템…게임산업협회, "유료는 전부 공개"

중앙일보 2021.05.27 18:22
한국 게임사들이 핵심 수익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더 공개하기로 했다. 올해 초 확률 조작 의혹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국회에서 관련 규제 법안이 줄줄이 발의된 데 따른 대응이다.

 

무슨 일이야  

 넥슨의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에 나오는 보스 몬스터 캐릭터인 도로시. 메이플스토리는 올해 초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 넥슨]

넥슨의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에 나오는 보스 몬스터 캐릭터인 도로시. 메이플스토리는 올해 초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 넥슨]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7일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 규제 강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공개 대상 정보의 범위를 확장하고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12월 1일부터 적용된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3분기부터 개정안 내용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것"이라며 "올 12월 이전에 모든 게임에 순차 적용하는게 목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어떻게 달라져 

① 범위 확장 : 기존엔 ‘캡슐형(뽑기) 유료 아이템’ 확률만 공개했다. 개정안은 이를 강화·합성형으로 확장한다. 즉 유료 아이템을 사용해 무기의 등급을 올릴 때 성공할 확률, 여러 아이템을 합쳐 원하는 무기를 얻을 확률도 공개하겠다는 의미다.
 
② 편법 차단 : 그간 게임사들은 유료와 무료 아이템을 결합한 경우,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예컨대 넥슨의 피파모바일은 축구선수 카드를 유료 캡슐형으로 판매한다. 이 확률은 공개. 하지만 선수를 강화할 때 필요한 아이템은 게임 내 이벤트를 통해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강화 성공 확률은 비공개였다. 앞으론 이런 확률도 다 공개된다. 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우연에 의해 결과물이 나오는, 모든 유료 아이템이 포함된 콘텐트의 확률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며 "무료 빼곤 전부 다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령 개정.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령 개정.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③ 편의성 증진 : 개정안은 확률정보를 이용자가 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백분율로만 표시한다’고 돼 있어 확률을 확인하려면 게임사 홈페이지 등에서 검색해 찾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바꾼다는 의미. 다음 달 10일 출시되는 넷마블의 신작 게임 ‘제2의 나라’는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판매창 바로 밑에 표시하기로 했는데, 이런 식으로 편의성을 높인다는 의미. 
 

확률 공개 대상 늘린 이유는

올 상반기 국내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관련 이용자 반발을 진화하기 위해 진땀을 빼야 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게임회사 본사에 트럭을 보내 시위를 벌였다. 지난 3월 하태경 의원(국민의 힘)은 리니지(엔씨소프트), 메이플스토리(넥슨), 모두의 마블(넷마블)을 악덕게임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넥슨은 지난 2월 대표게임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모든 확률 정보를 공개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공개 확률과 실제 확률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확률 조작’부터 ‘확률 0%’인 아이템을 속이고 팔았다는 의혹까지 연달아 불거지며 비판 받았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는 확률 조작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넥슨 본사를 조사했다.
 
·엔씨소프트도 지나치게 확률이 낮은 아이템 판매로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특히 리니지2M의 강력한 아이템 ‘신화무기’의 경우 얻을 수 있는 확률이 극히 낮아 사행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거셌다.

 

게임사 영향은

넷마블이 오는 10일 출시 예정인 제2의 나라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용자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표기하기로 했다. [사진 넷마블]

넷마블이 오는 10일 출시 예정인 제2의 나라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용자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표기하기로 했다. [사진 넷마블]

① 커지는 '검증 리스크' : 정보가 더 많이 공개되면 이를 검증하려는 시도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국내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지금까진 비공개 확률 뒤에 숨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못할 것”이라며 “실수 하나라도 나오면 게임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② 거세지는 경쟁 : 그간 게임사들은 확률 정보를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해왔다. 자동차 엔진 부품은 공개하더라도 어떤 회전수에서 성능이 극대화하는지는 제조사 노하우로 인정하듯, 게임에서 어떤 확률로 아이템을 구성할지는 게임사 고유의 노하우라는 것. 하지만 이번 조치로 모든 확률이 공개되면 중국 게임사 등 경쟁사가 이를 쉽게 배껴갈 수 있을 것이라 우려한다.
 

더 알면 좋은 것

확률 공개는 자율규제다. 72개 게임사가 가입해 있는 협회는 매달 국내에 출시된 1~100위 게임을 모니터링한다. 규정 위반 게임이 있으면 시정공문을 발송, 그래도 고치지 않으면 규정 위반 사실을 공표한다. 하지만 자율규제이기 때문에 다른 제재는 없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처벌 규정이 들어간 법제화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
 
·지난 3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이 발의한 게임산업법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 위반시 이로 인해 얻은 이익의 3배 범위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같은 당 이상헌 의원이 정부 안을 수정 발의한 게임산업법 개정안은 모든 확률을 공개하고, 위반 시 처벌(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무법인 화우 이광욱 변호사는 "같은 규제라도 법제화가 되면 과징금·과태료, 경우에 따라 형사 처벌, 영업정지 같은 처벌 조항이 들어갈 수 있어 회사 입장에선 더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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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제 박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