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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증권사도 태양광만 콕 짚어 투자…ESG 강화해야 투자받는다

중앙일보 2021.05.27 16:22
경기도 시화반월 국가산업단지 입주사 모습. 국내 기업 사이에서 ESG 경영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ESG 직접 투자도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2조원이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도 시화반월 국가산업단지 입주사 모습. 국내 기업 사이에서 ESG 경영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ESG 직접 투자도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2조원이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한국산업단지공단

 
금융권이 최근 태양광 발전이나 폐자원 활용같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증권사의 4월말 기준 ESG 관련 사업 투자금액만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기업이 앞으로 금융권 투자를 받기위해선 ESG경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본지가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증권사 ESG 투자 현황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는 지난 4월 말까지 2조2701억원을 ESG 관련 채권 등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2조2701억원에는 증권사가 시중 은행 등과 공동으로 발행한 채권액도 일부 포함돼 있다. 특히 ESG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증권으로 44건에 8099억원을 쏟아부었다. 또 하나금융투자는 50건에 4894억원을, KB증권은 38건에 4729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증권사의 ESG 투자액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표 참조〉
 
증권사 ESG 투자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증권사 ESG 투자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증권사의 ESG 투자는 재생에너지와 환경산업 등 미래 가치 산업에 집중됐다. 한국남동발전이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에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남동발전은 증권사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에 활용할 계획이다. 대규모 발전사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의무량을 채우지 못하면 REC를 사들여 의무량을 충당해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자금을 ESG 채권 형태로 조달한 것이다.
 
태양광 발전소에 직접 투자한 증권사도 있다. KB증권은 650억원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사모펀드를 통해 새만금 등 전국 9곳(올해 1분기 기준)의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직접 투자에 나섰다. 이밖에도 폐기물 및 수처리 업체 인수합병 과정에서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데도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이 ESG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기업도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기업 10곳 중 1.5곳은 "투자자 관리(개인·기관)를 위해 ESG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다. 올해 들어 현대차와 SK 등 국내 주요 기업 사이에선 ESG 채권 발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10대 기업 한 임원은 “ESG 채권을 발행하지 않으면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기업 ESG 등급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내 주요기업 ESG 등급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증권사뿐 아니라 국내 증시의 ‘큰 손’인 국민연금도 ESG 투자를 강조하고 있어 이런 흐름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ESG 요소를 고려한 책임투자 적용 자산 비율을 내년까지 전체의 5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ESG 평가 관련 13개 평가 항목과 52개 평가 지표를 세분화할 계획이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21일 열린 ESG 플러스 포럼에 참석해 “국민연금 ESG의 방향과 대상, 원칙·전략, 기준과 절차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ESG 투자 확대와 국민연금의 ESG 선언 등으로 ESG 평가 지표 표준화 작업 등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영규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의 ESG 선언으로 난립한 ESG 평가 지표의 국내 표준화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욱 의원은 “ESG는 기업 경영의 표준이고 성장과 생존 전략이 됐다”며 “ESG 채권 관리 등을 포함해 국회 차원에서 관련법 제정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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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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