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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文, '한반도 비핵화' 표현은 실수…김정은이 바라는 것"

중앙일보 2021.05.27 15:30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중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미 보수파 대북 정책 전문가가 "실수"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美 보수파 대북 전문가 NYT에 기고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대북정책 전문가 니컬러스 에버스탯 선임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향후 북핵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한-미의 핵 억지력을 문제 삼을 여지를 남겼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초기에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다가 이번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수용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호하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방미 수행단이 미국 정부가 이런 표현을 쓰게 만든 것은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좌절시키고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도록 압박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버스탯 연구원은 또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전력 수준에 비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봤다. "북한의 무기고에 들어있는 핵과 수십 개의 탄도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서가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이 선호하는) 표현을 쓴 것은 미국과 한국 두 나라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길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경우 북한의 안보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미국을 어떻게 지킬지에 대한 내용이 공동성명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미정상이 외교·대화의 출발점으로 싱가포르 선언을 명기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북한 입장에선 2018년 싱가포르 선언이나 판문점 선언의 내용이 만족스럽겠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부터 대북 정책은 계획 자체가 잘못 세워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문 대통령의 대북 접근 방식에는 '결함(flaw)'이 있다"며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각을 세웠다. "절대로 만족하게 할 수 없는(unappeasable) 김 위원장을 상대로 협상을 시도한다는 데서 결함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문 대통령이 '상호 적대행위의 완전한 종결'이라는 북한과의 합의를 지키기 위해 자국 인권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고 자국민을 검열하는 것은 기이한 풍경"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의 이런 접근 방식이 김 위원장에게 협상의 주도권을 넘기는 내용이라 대북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doomed to failure), 북핵 위협에 대처하려면 미국이 주도권을 행하고 김 위원장에게 의존하지 않는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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