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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한미회담 최고의 황금비율…대통령 성품 드러났다"

중앙일보 2021.05.27 10:50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ㆍ미 정상회담의 홍보전에 탁현민 의전비서관까지 가세했다.
 
지난 1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탁 비서관은 2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러 번 순방 행사를 했지만 실은 이번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던 순방은 드물었던 것 같다”며 “제가 외교 전문가는 아니지만 황금비율이라고 할까요, 미(美)와 우리나라가 아주 동등하게 공정하게 그리고 서로 기분 좋게했던 회담이 아니었던가 싶다”고 말했다.
 
가장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6ㆍ25 참전 용사의 명예훈장 수여식을 꼽았다. 탁 비서관은 “눈에 가장 들어왔던 것은 수여식 때 대통령께서 무릎을 꿇고 바이든 대통령과 양쪽에서 훈장을 받았던 참전군인의 무릎에 손을 얹었던 장면이었다”며 “그것(무릎 꿇는 장면)은 (미리) 구상을 할 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촬영을 한 것에 대해 “한 사람의 대통령을 떠나서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품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며 “연출하지 않음으로써 어떤 연출보다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던 장면”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문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해 줄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 훈장 수여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 훈장 수여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쟁 영웅 랠프 퍼켓 예비역 대령의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당초 미국 측 의전 계획에는 랄프 대령과 그의 가족,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만 촬영 명단에 있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눈이 마주치자 “문 대통령도 같이 서주겠어요?”(Mr. President, do you mind standing here too?)라며 기념촬영 자리를 마련해줬다. 양국 정상이 랄프 대령 양 옆에서 무릎을 굽혀 앉자 박수가 터졌다.
 
탁 비서관은 한편 이번 회담이 ‘노마스크’로 진행된 것과 관련 “출발 전까지는 협의 단계에 있었다. 저희는 마스크를 쓰고 회담을 진행하게 될 거라 생각했다”며 “미국이 본인들 나라의 질병청의 권고를 받아 미국 대통령을 결심을 했고,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양 정상이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 나누게 되는 장면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탁 비서관은 정상회담에서 나온 ‘크랩 케이크’ 오찬에 대해서는 “마스크 쓰고 햄버거 놓고 상당한 거리에 앉는 그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본인들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면서 “플레이트(그릇)에 간단히, 그렇지만 어패류를 좋아하는 문 대통령 취향을 존중해 (준비)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크랩케이크로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크랩케이크로 오찬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연출 전문가인 탁 비서관은 이어 “미국이 이번에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가 해왔던 정책적인 부분에 동의를 해줬다”며 외교ㆍ정책적 성과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가 시작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기회를 만들고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들이 만들어지는 수순으로 가야하고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직후 “최고의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범정부’ 차원의 홍보전이 진행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던 24일 오후엔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KBS 메인뉴스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25일 오전엔 이호승 정책실장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회담 성과를 홍보했다. 같은날 외교부ㆍ산업통상자원부ㆍ보건복지부 3개 부처 장관의 합동 브리핑이 이어졌다. 26일엔 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직접 회담의 성과를 설명한데 이어, 이날 탁 비서관이 방송에 출연해 ‘외교 의전’까지 홍보했다. 청와대는 또 “이날 오후엔 이철희 정무수석이 방송에 출연해 회담 성과를 설명한다”고 공지했다. 정무 업무를 맡고 있는 이 수석은 이번 순방에 동행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환담 후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환담 후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스1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회담 성과에 대해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내부 논의가 있었다”며 “이번 주말 P4G 정상회담을 비롯해 다음달 영국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까지 외교 이슈를 이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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