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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밤 김학의 출금 OK 했나…檢 “김오수 공동정범 포함 검토”

중앙일보 2021.05.27 05:00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5.26 오종택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5.26 오종택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긴급 출국금지(출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19년 3월 출금 당시 법무부 차관이던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를 비롯한 '윗선'들의 '공모공동정범' 성립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김 후보자가 이미 기소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공모 관계에 있다고 수사팀이 결론을 내리면 김 후보자의 입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철은 기소…김오수·조국·봉욱 공모공동정범 검토"

26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는 김 전 차관의 출금 과정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에 대해서는 당시 차 본부장 및 이규원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 검사 간 통화기록과 진술 등 공모 관계를 입증할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해 대검에 기소 방침을 보고했다.
 
이와 함께 이광철 비서관의 상사였던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이규원 검사가 "사전 지휘를 받았다"고 지목한 봉욱 당시 대검 차장검사 그리고 차 본부장이 법무부에서 출금을 승인한 인물로 꼽은 김 후보자 등에 대한 공모공동정범 성립 여부도 따져보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공모공동정범'은 직접 범죄 행동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배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면 공모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는 법 이론이다. 대법원이 2019년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뇌물수수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게 대표적인 판례다. 박 전 대통령은 직접 뇌물을 받지 않았지만 최씨와 '경제공동체' 공모관계가 인정되면서 주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연합뉴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연합뉴스

 

차규근 본부장 측 "김오수가 '오케이' 사인 줬다"

주목할 점은 차 본부장 측이 당시 김 후보자에게 출금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대목이다. 차 본부장 공소장에는 그가 2019년 3월 22일 오후 10시 50분쯤 출입국 공무원들에게서 ‘김학의 전 차관이 인천공항 출국 심사대를 통과했다’는 보고를 받고 상사였던 김 후보자와 이용구 당시 법무실장에게 해당 정보를 보고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차 본부장은 앞서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연락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차 본부장 측은 "당시 장관이 연락이 안 돼 김 후보자에게 출금 승인을 받았다"며 "김 후보자가 '출금을 실행하라'고 명시적인 답은 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오케이' 사인을 줬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연합뉴스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연합뉴스

 
한 현직 판사는 "공모공동정범은 범죄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배후에서 실질적 의사결정을 내린 자를 처벌하기 위한 법 이론이기 때문에 결재가 아닌 구두 지시만 있어도 인정된다"며 "조직폭력배로 따지면 행동 대장에게 범행을 직·간접적으로 지시한 두목도 주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차 본부장과 이 검사가 모두 윗선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본인들의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며 "검찰이 공모공동정범이라는 판단을 내린 인물들은 주범으로 기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사팀 판단에 운명 걸린 김오수 "총장 되면 지휘 회피"

결국 수사팀의 판단에 김 후보자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김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임명된 후 수사팀이 김 후보자를 기소한다면, 현직 검찰총장이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후보자는 검찰총장에 임명된다면 이 사건 수사 대상자인 점을 고려해 수사 지휘를 회피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26일 인사청문회에서 김 전 차관 출금 당시 상황과 관여 여부를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라 이야기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강광우·김수민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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