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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았지만 마스크 계속 쓰겠다, 억지웃음 필요 없으니까"

중앙일보 2021.05.27 02:07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시민들이 '노 마스크' 차림으로 휴일을 즐기고 있다. CDC는 지난 1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의무 착용'을 면제하고,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시민들이 '노 마스크' 차림으로 휴일을 즐기고 있다. CDC는 지난 1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의무 착용'을 면제하고,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보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의무 착용을 면제했지만, 미국인들 사이에선 '마스크 착용고집'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를 염려하는 게 아니다, 얼굴을 통해 불필요한 감정을 노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미국인 '마스크 고집' 현상 왜

미국 NBC 방송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렸지만, 마스크를 고집하는 이들의 사연을 다뤘다. 해군 출신으로 네바다주에 사는 카시디(35)는"웃는 표정을 지어야 하는 데 지쳤다"며 "마스크를 쓰면 보호막이 생긴 것 같다"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미소를 짓고 평정을 유지하며, 용감한 표정을 유지해야 하는 데 지쳤다"며 "마스크를 쓴 덕분에 내 표정이 어떤지 신경 쓸 필요 없다. 훨씬 더 자제력을 갖고 상황에 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경우 실내·외 대부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 훈장 수여식.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참석자들은 '노 마스크' 차림이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 훈장 수여식.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참석자들은 '노 마스크' 차림이었다.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참석자 대부분이 '노마스크' 차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양 정상은 물론, 이스트룸을 채운 60명의 참석자가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는 14개월을 이어온 코로나19와의 지루한 싸움에서 '승리의 이정표'로 내세울 정책 전환 중 하나다. 
 
하지만 미국인 일부는 마스크 착용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미주리주에 사는 존슨(46)도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노 마스크'로 전향할 뜻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마스크를 쓰고 지내면서 감기나 독감을 피한 것도 장점이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바로 얼굴 표정을 숨길 수 있다는 것.
 
존슨은 "나는 거짓말을 하거나 상황을 회피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누군가 불필요한 접근을 해올 때, 또는 친척 모임에서 지루한 얘기를 들을 때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짜증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숨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게 이제는 재밌기도 하다"고도 했다.
 
백신접종 뒤 '마스크 고집' 현상에 대해 바루크 피쇼프 카네기멜런대 교수는 "백신 접종으로 심리적 안도감이 쌓이지만, 사람마다 각자 다른 속도로 쌓이기 때문에 '노 마스크'움직임이 한꺼번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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