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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공’ 국정조사 거부한 민주당, 민심 두렵지 않나

중앙일보 2021.05.27 00:10 종합 30면 지면보기
야3당(정의당 이은주, 국민의힘 추경호, 국민의당 권은희)이 25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행복도시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제도 악용 부동산 투기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야3당(정의당 이은주, 국민의힘 추경호, 국민의당 권은희)이 25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행복도시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제도 악용 부동산 투기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특공’(공공기관 아파트 특별공급) 비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를 거부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국민의힘·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은 일제히 특공 비리 국정조사를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일축했다. “야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할 자격이 없다”(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면서다. 그러면서 “야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에 대한 부동산 투기 조사부터 응하라”고 요구했다. 특공 국정조사조차 야당의 공연한 정쟁으로 본다는 얘기 아닌가.
 

불공정 극치에도 여당이 조사 막아
국회, 진상 밝히고 잘못 바로잡아야

특공 문제는 선량한 국민의 눈높이로 보면 보편적 상식은커녕 최소한의 공정과 정의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부조리가 아닐 수 없다. 관세평가원·해양경찰청·새만금개발청이 정부세종청사를 잠시 거쳐 가거나 세종청사에 입주하지도 않으면서 아파트 특별공급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대다수 국민은 지금 “아파트의 시대는 끝났다”는 식으로 부동산 시장을 억눌러 온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달리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시름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전·월세가 뛰면서 내 집 마련 꿈이 멀어지고 주거비에 허리가 휘고 있다.
 
특공은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 온 공정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국민은 세종시에 공공기관이 내려가면서 주거 지원은 당연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관평원 등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일반 정부부처의 장·차관도 3억~4억원에 특공 분양을 받아 실거주 없이 13억~14억원대로 팔아 거액을 챙겼다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현 정부의 공급 억제 정책으로 집값이 폭등한 탓에 젊은층엔 그림의 떡이 된 아파트가 특공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공급된 결과다. 친여 성향의 정의당 심상정 의원조차 “이번 특공 문제는 LH 사태로 허탈해하고 있는 국민의 뺨을 때리는 격”이라며 “국회가 정부의 민생 실패를 바로잡고자 팔을 걷어붙이자는 건데 야당이 요구하면 무조건 거부하는 편협한 태도부터 고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 말대로 야 3당 소속 111명의 국정조사 요구는 야당의 요구가 아니라 특공으로 분노하고 있는 전 국민의 요구다.
 
경찰이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했고 국무총리실도 실태조사를 하고 있으니 결과를 보자는 건가. 국민은 이보다 신속한 국정조사를 원한다. 정부 기관의 비공개 조사를 신뢰할 만한 국민도 많지 않다. 국회가 의혹을 덮으려 한다면 감사원이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 다행히 감사원이 특공 비리가 감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감사 결과 로비가 있었다면 처벌은 물론이며 부당이득 환수와 제도 손질에 나서야 한다. 국정조사를 거부한 여당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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