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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추가지원금 한도 15%서 30%로 올린다

중앙일보 2021.05.27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단말기 추가지원금 한도 상향 조정에 따라 대리점의 불법 보조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연합뉴스]

단말기 추가지원금 한도 상향 조정에 따라 대리점의 불법 보조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연합뉴스]

가까운 통신사 영업점에서도 휴대폰을 싸게 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 지금까지는 휴대폰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성지’ ‘빵집’(단말깃값이 0원인 판매점) 등으로 불리는 매장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은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곳이다.
 

방통위, 단통법 개정안 마련
갤럭시21 가격 5만여 원 내려가
지원금 유지기간도 반으로 줄여
시민단체 “분리공시 논의 빠져”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및 지원금 공시기준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휴대폰 유통점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추가지원금 한도를 기존 15%에서 30%로 올리고, 지원금을 보다 자주 공시(주 1→2회) 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현행 단통법에 따르면 대리점·판매점 등 유통점은 통신사가 공시한 지원금의 15% 내에서만 추가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 외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다. 예컨대 SK텔레콤 유통점에서 출고가 99만9900원짜리 갤럭시S21을 살 경우 26일 기준 공시지원금은 35만6000원이다. 최대 받을 수 있는 추가지원금은 5만3400원(15%)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원금은 10만6800원(30%)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갤럭시S21 구매 가격은 59만500원에서 53만7100원으로 떨어진다. 일부 유통점은 그동안 이통사로부터 고액의 장려금(인센티브)을 받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제공해왔다. 이통사는 고객을 많이 확보한 유통점에 누적 형태로 장려금을 지원해왔다. 이 때문에 일부 유통점은 장려금 중 일부를 고객에게 보조금 형태로 제공하는 대신 다수의 고객을 확보해왔다.
 
방통위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장려금이 일반 대리점으로 분산돼 불법 보조금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낙준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 과장은 “법적인 지원금 한도가 올라가면 유통점에 골고루 인센티브가 배분되는 효과가 있다”며 “지금과 같은 특정 영업점에 장려금 몰아주기 현상이 줄면서 불법 보조금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통위는 통신사의 공시지원금 유지 기간도 줄이기로 했다. 지금은 통신사가 최소 7일 동안 동일한 지원금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월·목요일에 변경이 가능하도록 바꿔 공시 기간을 3~4일로 단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고낙준 과장은 “통신사가 경쟁사에 대응해 신속하게 공시지원금 변경을 하게 함으로써 지원금 경쟁을 촉진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와 시민단체 등에선 통신비 인하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추가 지원금은 영업점 재량과 역량으로 지급하는 돈인데, 영업점 규모에 따라 지원금 투입 여력이 다를 수 있다”며 “외려 소비자가 영업점에 따라 요금 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분리공시 제도 도입이 빠져 ‘팥소 없는 찐빵’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분리공시는 제조사와 통신사의 지원금을 별도로 공시하는 것을 뜻한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단말기 가격이 높아진 것이 문제의 본질인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분리공시 제도에 대한 논의가 빠졌다”며 “출고가를 높여 놓고 비용 일부를 지원금 형태로 소비자에 되돌려준다는 것은 ‘조삼모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 역시 지난 2월 국회에서 “원칙적으로 분리공시 제도 도입이 타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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