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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65% 캐는 중국 “채굴 걸리면 신용불량 낙인”

중앙일보 2021.05.27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암호화폐 시장에 ‘차이나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와 결제·투자는 물론 채굴까지 금지한 후 각 지방 정부가 구체적인 규제안을 내놓으면서다.
 

네이멍구, 코인 채굴 본격 단속
채굴업체 문 닫고 해외 이전 추진
WSJ “베이징에 반대로 베팅 말라”

비트코인 급락엔 레버리지 투자
지난주에만 13.5조원 청산 당해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6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만566달러(약 4530만원)로 24시간 전보다 4.4% 상승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 2878달러(약 322만원)로 전일보다 9.2% 올랐다.  
 
비트코인 채굴 65%, 중국서 채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비트코인 채굴 65%, 중국서 채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움츠렸던 시장에 볕이 드는 듯하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박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는 지난 25일 암호화폐 채굴 금지를 위한 규제 내용 초안을 내놨다. 암호화폐 채굴업자뿐 아니라 이들에게 장소나 전기 등을 제공하는 기업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채굴하다 적발되면 신용 불량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라가 금융서비스 이용이나 기차표 예약 등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1일 류허 중국 부총리가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뒤 이뤄진 후속 조치다.  
 
중국 당국의 압박이 현실화되며 중국 암호화폐 관련 업체들도 바짝 엎드렸다. 중국 채굴업체 BTC톱은 중국 내 채굴 중단을 선언했고, 다른 업체인 해쉬카우도 채굴기 매입을 중단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4일 “중국 채굴업자들이 해외로 옮기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가격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비트코인 가격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이 암호화폐 시장을 겨냥해 칼을 빼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부터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는 등 압박을 이어갔다. 다만 그동안의 압박은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바이낸스와 후오비 등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해외로 이전해 중국 투자자들을 계속 끌어들인 데다, 채굴 시장에서의 막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이어져 왔다. 중국 블록체인 투자기업인 시노글로벌캐피탈의 매튜 그레이엄 대표가 26일(현지시간) 미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지난 4년간 암호화폐를 단속했지만, 중국 내 비트코인 투자자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비트코인의 숨통을 조이려는 베이징(중국 정부)의 노력에 반대로 베팅하지 말라’의 기사를 냈다. WSJ은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의 숨통을 조일만한 이유가 있고,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과거 실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경고도 여전하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지난주 비트코인 급락 배경으로 최대 100배에 달하는 레버리지 거래를 꼽았다. 암호화폐 데이터업체 비와이비티에 따르면 레버리지 투자를 한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지난주에만 120억 달러(13조5000억원)를 청산 당했다. 해당 계좌 수는 약 80만 개다. 데빈 라이언 JMP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는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우려 속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여전하다. 교보증권 문종진 연구원은 “최근 암호화폐 급락에도 암호화폐 관련 펀드의 자금 유출은 제한적”이라며 “기관 투자자의 유출이 제한적이고 제도권 편입 움직임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전망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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