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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언급, 안전한 데로 옮기란 뜻”

중앙일보 2021.05.27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은성수

은성수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9월까지 신고를 마친 가상자산 사업자(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투자자의 투자 자금은 자연스럽게 보호된다”고 26일 말했다.
 

“신고한 곳에 돈 넣어야 투자금 보호
암호화폐 가격 변동은 보호 안 돼”
‘은 사퇴’ 국민청원은 20만 명 넘어

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1’ 행사에 참석한 뒤 “가상(암호)화폐 가격 변동은 우리가 보호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이야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은 위원장은 “보호라는 건 여러 개념이 있는데 고객이 맡긴 돈을 보호하느냐는 측면과 관련해서는 지난 3월부터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법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는 9월 25일까지 고객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계좌 등을 받아 신고해야 하고, 신고된 거래소에 고객이 돈을 넣으면 그 돈을 빼갈 수 없게 다 분리된다”며 “(신고된 거래소라는) 틀 안에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투자 자금이 보호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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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는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등의 요건을 갖춰 9월 25일까지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해야 한다. 기한 내 신고하지 못하면 거래소 영업이 제한된다. 현재 신고 요건을 모두 갖춘 업체는 빗썸(농협은행)·업비트(케이뱅크)·코빗(신한은행)·코인원(농협은행)뿐이다.
 
하지만 주요 시중은행은 암호화폐 거래소와 신규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발급 제휴를 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여 암호화폐 거래소 무더기 폐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은 위원장도 지난 4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무더기 폐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은 위원장은 “특금법 시행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을 받고 있는데 현재까지 등록한 업체는 없다”며 “가상화폐 거래소가 200개 있는데 등록이 안 되면 다 폐쇄되기 때문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자기 거래소가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많이 투자한다고 (정부가)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상화폐는 투기성이 강한 내재가치가 없는 가상자산” 등의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은 위원장의 이런 발언 후 암호화폐 투자자 사이에서는 투자자 보호 등의 아무런 조치 없이 세금만 떼간다는 불만이 나왔다. 은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 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지난번 국회에서 말씀드렸던 것은 투자자들이 자신이 거래하는 거래소가 어떤 상태인가를 알고 조금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셨으면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당시 이야기의 맥락 역시 ‘법이 개정됐으니 법에 따라 거래하시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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