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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코스피 3700 간다"는데···'박스피'에 움츠러든 개미

중앙일보 2021.05.26 17:34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잇따른다. 올 하반기 코스피가 3400~3700에 도달해 지난 10일 기록한 사상 최고점(3249.3)을 무난히 경신할 것이란 분석이다.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이 근거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 등 우려에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의 힘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올해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각각 3500, 3700으로 잡았다.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89포인트(0.09%) 내린 3168.43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89포인트(0.09%) 내린 3168.43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증시 거래대금 1월 대비 40% 감소

주가 상승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주식 투자는 오히려 움츠러들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5조380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 1월(42조965억원)보단 40%가량 줄었다.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코스피 시장이다. 지난 1월 한때 44조원에 달했던 거래대금은 지난 24~25일엔 11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12조원 아래로 밀린 것은 지난해 11월 3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증시 활력도를 가늠하는 지표도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코스피 회전율(거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은 지난 1월(24.9%)의 절반에 못 미치는 11.5%까지 떨어졌다. 주식의 손 바뀜이 그만큼 줄었단 얘기다.
 
특히 연초 시장을 이끌던 개인 투자자가 몸을 사리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 1월 22조원대에서 이달 7조원대로 줄었다. 매수세가 약해지면서 거래대금도 쪼그라들었다. 이달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1조원대로, 지난 1월(17조3000억원)의 60% 수준이다. 
 
자금력도 예전만 못하다. 지난 1월 14일 74조원대로 최고치였던 투자자 예탁금은 63조원대(25일 기준)로 줄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초 70%에 육박하던 개인 비중(거래대금 기준)이 6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며 "거래대금 감소는 개미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증시(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증시(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스피 박스권에 조정 우려까지 

거래가 한산해진 이유는 우선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지난 1월 3200선을 돌파한 뒤 상승 탄력이 둔화했다. 이달 초 최고치를 새로 쓰긴 했지만, 이내 310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09% 내린 3168.43에 마감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거래대금은 주식을 사거나 팔아야 늘어난다"며 "최근 주가 변동성이 워낙 낮다 보니 거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주가 전망과 무관하게 시장이 움직여야 거래도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개인들이 주로 담는 대형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월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마이너스 수익률(1월 말 대비 26일 종가)을 기록할 정도다. 지난 1월 9만10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8만원 전후에서 등락 중이고,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주가를 짓눌렀다.  
 
증시 조정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 개선 등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다. 최근 국내뿐 아니라 세계 증시가 주춤한 배경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미국이 돈 풀기를 축소(테이퍼링)하거나 기준금리를 조기에 올릴지 모른다는 불안이 깔렸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한 것도 부담 요소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거래대금 감소는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 상승 기대가 그만큼 작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코스닥의 경우 지난 3일부터 재개된 공매도가 거래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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