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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수처, 이규원 검사 전격 소환···하루 연차 내고 조사

중앙일보 2021.05.25 18:27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규원 검사를 25일 소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이 이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한 지 70일 만이다.
 

검찰이 사건 이첩한지 70일 만에
'윤중천 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검사는 이날 하루 연가를 내고 공수처에 출석해 오후 10시까지 조사를 받았다. 이 검사는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이던 2018년 12월~2019년 1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性) 접대 사건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6차례 면담하고 그 내용을 허위로 작성한 뒤 언론에 유출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공무상비밀누설 등)를 받는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이 명예훼손으로 이 검사 등을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 같은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인지하고 지난 3월 17일 이 사건을 공수처로 넘겼다. 공수처 외 다른 수사기관이 현직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해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해야 한다는 공수처법 25조 2항에 따라서다.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는 2019년 당시 청와대 관계자가 연루된 ‘버닝썬 사건’을 덮고 김학의 사건을 다른 검찰 고위 간부들로 확대하기 위해  보고서를 과장·왜곡했다는 이른바 ‘청와대 기획 사정(司正)’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당시 이 같은 의혹의 배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이던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입주한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5동 건물의 모습.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입주한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5동 건물의 모습. 뉴스1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공수처에 넘긴 사건과 별도로 이 검사와 이 비서관의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검사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이 비서관 소환 등 추가 수사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공수처는 이 검사 사건을 한 달 넘게 검토하면서 수사에 착수하지 않아 뭉개기 논란이 빚어지자 지난달 말 사건번호(‘공제 3호’)를 부여하고 최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검사는 지난달 1일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함께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출금)를 주도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불구속기소 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공수처가 뒤늦게 이 검사를 불러 조사하면서 내달 15일로 예정된 2차 공판준비기일 전에 기소 여부를 결정할지도 주목된다. 불법 출금 사건을 기소한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는 두 사건 사이 연관성을 들어 병합심리를 주장하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 검사에 대한 소환조사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준호·김수민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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