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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화재 사망, 전기차 오류 조사하나···동종차량 재현 논의

중앙일보 2021.05.25 16:37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화재 사망사고 당시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화재 사망사고 당시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화재 사망 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최근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청하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이 사건을 ‘운전자 조작 미숙’으로 결론 내고 검찰에 송치했다.
 

보완수사 핵심 ‘전자적 오류’ 여부

25일 검경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의 보완수사 요청 이유 중 하나는 테슬라 모델X가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인 만큼 전자적 오류 가능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 용산경찰서는 피의자인 대리기사 최모(60)씨에게 ‘차량 조작 미숙’을 이유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 ▶사고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통신 장비) 운행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배터리가 연소하면서 발생한 유해가스 성분이 피해자 사망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추가 확인도 경찰에 요청했다. 피해자 유족 역시 오작동 가능성과 유해가스 성분에 대한 의구심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검찰 측은 동종 차종으로 사고를 재현해보자는 입장”이라며 “전자적 오류를 발생시켜서 실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확인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검찰 송치 전 국과수에 의뢰했을 때 ‘사고 차종을 구한 후 인위적으로 전자적 오류를 발생시키는 게 어려워 실험이 무의미하다’는 감정서를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다시 한번 국과수에 실험 가능한지 아닌지를 문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배터리 연소에 따른 유독가스 문제는 유족 측이 송치 전 ‘국과수에 성분 의뢰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다만 유족의 의사에 따라 사망자 부검 없이 장례를 치러 국과수의 감정 결과 회신이 있더라도 유해가스와 사망 간 상관관계를 다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모델X. 사진 테슬라코리아

테슬라 모델X. 사진 테슬라코리아

“미국산 수입차 안전 사각지대 살펴야”

이번 사고를 계기로 미국산 수입차의 국내 안전기준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약에 따라 제작사별로 연간 5만대 이상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는 미국산 수입차는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FMVSS)만 통과하면 국내 각종 안전규제 시험을 면제받는다”며 “지난해 국내에서 1만2000여대 판매된 테슬라는 면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특혜로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건 아닌지 살펴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2.5단계 수준의 현 자율주행기술(오토파일럿) 프로그램 오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서 지난 2018년 발생한 테슬라 사망사고와 관련해 반(半)자율주행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었던 게 아닌지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국내 도로 인프라와 차선 등 운전 상황이 현지와 다른 점을 고려해 오토파일럿 기능 오작동 여부 등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사고는 지난해 12월 서울 한남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했다. 테슬라 모델X 롱레인지 차량이 벽에 충돌해 리튬배터리에 불이 나면서 조수석에 앉아 있던 차주 윤모(60)씨가 사망했다. 대리운전자 최씨는 '갑자기 차가 통제가 안 됐다'며 차량 결함에 따른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친구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지혜·편광현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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