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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항체치료제 효과는..."회복기간 단축" "치명률 큰 차이 없다"

중앙일보 2021.05.25 01:00 종합 3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우리나라의 치명률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의 백신 접종과 국산 항체 치료제가 치명률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효과를 강조하며 한 말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가 유일하다. 렉키로나주는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지난 2월 5일 품목허가를 받은 뒤 같은 달 17일부터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되고 있다. 렉키로나주는 치명률을 낮추는 데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을까.
 

10일 기준 2832명 투여…60세 이상은 64%

셀트리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의료기관에 공급되기 시작한 2월 17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동산병원 약국에서 관계자가 '렉키로나주'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셀트리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의료기관에 공급되기 시작한 2월 17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동산병원 약국에서 관계자가 '렉키로나주'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종합한 결과 렉키로나주는 지난 10일 0시까지 총 70개 병원 내 환자 2832명에게 투여됐다. 이 중 격리해제자는 2304명(81.4%)이며 격리 중인 환자는 510명(18%), 사망자는 18명(0.6%)으로 집계됐다. 이상반응 보고는 같은 날 기준 총 14건으로 저혈압, 발열 및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부작용이 치료제와 인과성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치료제 투여 대상 기준은 증상 발현 7일 이내 코로나19 성인 확진자로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증 환자 중 6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자 혹은 폐렴 동반 환자다. 기저질환은 심혈관계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이 포함된다. 투여자 2832명 중 남성은 1366명, 여성은 1466명이며 연령별로는 ▶10대 8명 ▶20대 67명 ▶30대 128명 ▶40대 279명 ▶50대 528명 ▶60대 943명 ▶70대 556명 ▶80세 이상 323명이다. 통상 고위험군으로 묶이는 60세 이상이 전체의 64% 정도다.  
 

전체 환자보다 치명률 23% 감소 

렉키로나주를 투여받은 환자와 전체 환자를 비교해보니 누적 중증화율은 각각 2.4%와 3.3%, 누적 치명률은 0.6%와 1.5%로 집계됐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렉키로나주를 투여받은 환자와 전체 환자를 비교해보니 누적 중증화율은 각각 2.4%와 3.3%, 누적 치명률은 0.6%와 1.5%로 집계됐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구체적인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렉키로나주를 투여받은 환자와 전체 환자를 비교해보니 지난 8일 기준 누적 중증화율은 각각 2.4%(렉키로나주)와 3.3%(전체 환자), 누적 치명률은 0.6%(렉키로나주)와 1.5%(전체 환자)로 집계됐다. 단순 비교를 하긴 어렵지만 질병청 관계자는 “연구 차원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지금으로선 그나마 비교해볼 수 있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이 제시한 통계로만 보면 렉키로나주를 투여받은 환자의 경우 치명률이 60%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서 두 비교군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질병청 설명에 따르면 렉키로나주 투여 환자의 경우 지난 2월부터의 통계를 산출한 것에 반해 전체 확진자의 경우 렉키로나주가 투여되기 이전인 지난해 발생 현황 전체가 포함돼 있다. 사망자가 속출했던 1차 대유행이나 3차 대유행이 섞여 있어 치명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렉키로나주 투여가 시작된 2월 17일부터 5월 8일까지의 치명률을 다시 계산해보면 일반 환자의 누적 치명률은 0.78%로 계산된다. 렉키로나주를 투여받은 경우인 0.6%와 큰 차이가 없다. 
 

전문가 “임상 2상 가치 떨어져” vs “회복 기간 단축”

셀트리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의료기관에 공급되기 시작한 2월 17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동산병원 약국에 '렉키로나주'가 보관돼 있다. 연합뉴스

셀트리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의료기관에 공급되기 시작한 2월 17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동산병원 약국에 '렉키로나주'가 보관돼 있다. 연합뉴스

렉키로나주가 의미 있는 효과를 내는 지에 대한 전문가들 입장은 분분하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확한 자료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치명률이 떨어졌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충분치 않다”며 “임상 2상 연구만으로는 아직 유의미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감염내과 교수도 “임상 2상 결과에서부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두 가지 용량군을 썼을 때 각각의 지표에선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는데 둘을 합친 지표에서 효과가 있다고 봤다. 변칙 스타일로 결과 발표를 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지난해 10월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취약계층 코로나확진자와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지난해 10월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취약계층 코로나확진자와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렉키로나주가 중등증환자 회복 기간을 줄여줄 수 있다는 설명했다. 렉키로나주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시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최대 일주일 이상 단축할 수 있어 병상 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변수가 많아 일반화시키기는 어렵지만 현장에서 중증 환자를 줄이는 데에 렘데시비르(미국 길리어드의 치료제)나 렉키로나주 등의 항체 치료제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확한 정보는 임상 3상 결과와 사용 후 성적 조사 등의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백 의원은 “항체 치료제 투여를 시작한 초기 단계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정부가 성과를 내세우기 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해 정확하게 비교·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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